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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이 이끄는 기업형 보이스 피싱…핵심 사업부는 '로맨스팀'

합수단, 18명 구속.. 이 중 16명 재판 넘겨져
대검·해킹팀 등 기업형 구조로 거대조직 운영
구직난 겪는 MZ세대에 접근해 조직원 포섭

'마동석'이 이끄는 기업형 보이스 피싱…핵심 사업부는 '로맨스팀'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홍완희)이 18일 오전 서울시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단체 적발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외국인 '마동석'이 총책인 보이스피싱 조직이 정부 합동수사단에 적발됐다.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이 조직은 범죄 수법에 따라 전문팀을 구성하는 등 기업형 구조로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18일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등의 혐의로 '한야 콜센터' 팀장 A씨(32) 등 조직원 18명을 구속하고 이들 중 16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홍완희 합수단장은 이날 동부지검에서 연 브리핑에서 "사실상 현재까지 밝혀진 보이스피싱 수법을 망라한 형태"라며 "이 조직은 각 팀들이 계열사 형태를 띠었고, 전형적인 기업형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한야 콜센터는 '마동석'의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7개 전문팀을 구성해 각종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을 담당했다.

'마동석'이 이끄는 기업형 보이스 피싱…핵심 사업부는 '로맨스팀'
정부합동수사단이 적발한 캄보디아 거점 기업형 보이스피싱 단체 구조도.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제공. /사진=뉴스1

대검팀(수사기관·금융기관 사칭), 해킹팀(악성 프로그램 설치), 몸캠피싱팀(음란 영상 협박), 로맨스팀(성매매 조건만남 사기), 리딩팀(주식 투자정보 사기), 쇼핑몰팀(리뷰 포인트 사기)과 코인팀(가상자산 투자 사기) 등이다.

여기에 조직 자금 관리·세탁을 담당하는 '이체팀'과 인력 공급·관리를 담당하는 '모집팀'까지 별도로 만들면서 기업 형태를 갖췄다.

팀원들은 '신사임당', '허준', '유관순' 등 위인의 이름이나 '여포, '초선', '제갈량'과 같이 삼국지 인물의 이름을 별칭으로 사용했다. 팀 명칭과 별칭은 조직에서 자체적으로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팀장을 맡은 로맨스팀은 '핵심 사업부'로 성매매 여성을 사칭해 "성매매 코스 비용과 신원 확인에 필요한 인증 비용을 보내달라"고 속인 뒤 지난 2024년 10월부터 2025년 4월까지 피해자 11명으로부터 총 5억2700만원을 뜯어냈다.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조직을 운영한 이들은 발각 위험이 있을 때마다 거점을 옮겨가며 활동했다. 범행을 위해 별도의 사이트를 개발하는 팀도 있었고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피해자가 전화를 걸면 성매매 여성인 척하며 상대를 속이기도 했다.

특히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MZ세대에게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접근해 조직원으로 영입한 사실도 파악됐다. 이번에 구속된 18명 중 대부분이 20∼30대였다.

이번 수사는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의 첩보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현재 '마동석'과 한국인 부총괄 등 나머지 조직원도 추적 중이다. 범죄조직에는 한국인 48명이 관리자 또는 상담원으로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다수 조직원이 캄보디아에 있어 범죄 규모는 약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합수단은 설명했다.

홍 합수단장은 "수사권은 대한민국 국경을 넘을 수 없는데 해외에서 벌어지는 범행이 많다.
여권 무효화나 범죄인 인도 등 국제 공조를 통해 검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7월 29일 출범한 합수단은 현재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외 총책 등 총 829명을 입건하고 345명을 구속했다. 합수단의 활동 기한은 오는 29일까지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