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비디오가게 여주인 살해범 이민형, 27년 만에 "나는 살인하지 않았다" 주장

비디오가게 여주인 살해범 이민형, 27년 만에 "나는 살인하지 않았다" 주장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27년 전 비디오 가게 여주인 살해범으로 알려진 무기수 이민형 사건의 비밀을 추적했다.

지난 1998년 1월 3일 토요일 오후 3시 10분,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11동의 장미 비디오 가게에서 30대 여주인이 살해당했다.

여섯 살 난 막내아들에게 짜장 라면을 먹이며 가게를 보던 여주인은 의문의 방문객에게 13차례나 찔린 채 3시간만에 사망했다.

당시 신고를 했던 이웃주민은 "여섯 살짜리 아이가 우리 가게에 쫓아왔다. 울면서 '강도가 우리 엄마 찔렀다'고 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 사건 보름 전 인근 중구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 동일범으로 의심됐지만 현장에는 범인의 지문이나 DNA 등이 발견되지 않았고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피해자의 여섯 살 막내아들이 유일하게 20대로 보이는 범인을 목격했지만, 구체적인 인상착의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데 3일 뒤 경찰은 범인을 검거했다며 신상을 공개했다. 앳된 얼굴의 만 20세 이민형. 그는 군에서 휴가를 나온 뒤 52일째 복귀하지 않은 탈영병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발생 이틀 뒤 현장 인근에서 불심 검문에 걸린 그는 우연히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고 한다. 탈영 후 대구 등지에서 여러 건의 강도·절도 범행을 저지르던 중 비디오 가게 여주인도 살해했다는 것이다.

당시 범인의 인상착의를 기억하는 이웃과 현장 인근에서 이민형을 목격한 것 같다는 다방 여종업원, 또한 피해자의 아들이 범인으로 이민형을 지목하며 1심 군사법원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7년 7개월 동안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민형은 과거 자신의 자백을 뒤집고 자신은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민형은 1급 모범수로 지내 가석방이 유력했음에도 "진실을 밝히고 싶다"며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이민형은 '그알'을 통해 "그때는 내가 겁쟁이였다. 잘못한 게 있으면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고 고쳐나가야 되는데 겁이 나서 못했다. 차라리 죽어버리자 생각했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진범이 무조건 잡힐 줄 알았다"고 했다.

이민형은 당시 형사들의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했다. 성추행 등 다양한 고문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수사관 중 한 명도 일부 사사관들의 폭력적 수사 관행을 인정했다.

하지만 당시 형사들은 그의 나체 사진을 기록으로 남기며 가혹 행위는 없다는 증거로 내세웠다.


이에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 변호사는 "경찰이 나체 사진을 찍은 것 자체가 재심 사유인 '직무상 범죄'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민형은 자신의 자백으로 인해 진범을 잡을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 대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과를 전했다. 그는 현재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재심 신청을 앞두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