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AK플라자 등
기준금리 인하전보다 이자율 올라
기준금리 인하시기에도 조달 비용이 높아 속앓이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에 미국 국채 금리가 우상향하면서 국내 국고채 금리는 떨어지기는커녕 외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국내 국고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져 비우량채 외면은 심화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수건설은 지난 16일 사모채를 2개월물과 3개월물을 총 3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연 7.5~연 7.9%에서 결정됐다. 올해 1월 1년물 사모채 금리가 연 8.0%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금리 수준은 제자리 걸음이다. 부동산 PF 시장에 대한 불안감과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 불안감은 높은 금리에 반영됐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6월 3일과 이달 15일 신종자본증권 총 60억원어치를 연 6.7%~7.0에 발행했다. 올해 1월 9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연 6.5%였던 점을 고려하면 조달 금리는 외려 올랐다.
AK홀딩스의 자회사 AK플라자가 이달 발행한 사모채 조달 비용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전보다도 비싸졌다. AK플라자가 지난 7일 발행한 사모채 100억원의 표면이자율은 연 6.5% 수준이다. 이는 AK플라자가 작년 5월 프라이머리담보부증권(P-CBO) 형태로 발행했던 사모채 금리(연 4.8%)보다 더 높아진 셈이다.
지난해 5월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3.5% 수준이고 7월 현재 연 2.5% 수준으로 1%p떨어진 상황이다. 또 P-CBO는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신보가 보증하는 보증채이다.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아 신용등급을 A등급으로 높여 투자를 유도한다. 신보가 보증하기 때문에 자체 회사가 발행하는 사모채 금리보다 더 낮은 수준의 금리에서 조달을 진행할 수 있다. 지난해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낮춘 데다 신보의 보증 지원을 받지 않았음에도 AK플라자의 조달 비용은 더 오른 셈이다.
최근 경기 둔화 심화에 우량물에만 기관투자자금이 몰리는 회사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결과다.
아울러 해당 그룹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악화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상황은 비단, 이들 회사들만의 상황이 아니다. 현재 비우량등급의 신용등급 저하 현상이 심각하다는 평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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