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WSJ 보도 반박 "시장에 좋은 건 내가 제일 잘 알아"
WSJ, 트럼프가 재무장관 말 듣고 연준 의장 해임 멈췄다고 주장
최근 WSJ와 송사로 더욱 빠르게 반응했을 수도
강력한 지도자 강조하는 트럼프 "누구도 내게 설명하지 않아. 내가 설명"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 4월 24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함께 오찬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교체를 추진 중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장관의 만류 때문에 의장 해임을 미뤘다는 보도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그는 사이가 좋지 않은 매체를 공격하면서 자신이 아랫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전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에 대해 보도한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WSJ는 베선트가 '너무 늦는' 파월, 역사상 최악의 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것이 시장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나에게 설명했다고 보도하며 전형적인 거짓말을 이어갔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누구도 나에게 그런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나는 시장에 무엇이 좋은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없었다면 시장은 현재의 기록적 고점을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며, 아마도 폭락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트럼프는 "사람들은 나에게 설명하지 않는다. 내가 그들에게 설명한다"고 역설했다.
전날 WSJ는 여러 관계자들을 인용해 베선트가 최근 며칠 동안 비공개 석상에서 트럼프에게 파월 해임을 말렸다고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베선트는 파월을 해임할 경우 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 연준 분위기가 이미 올해 금리 인하 쪽으로 가고 있는 점, 향후 마주할 수 있는 정치적·법적 문제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를 설득했다.
올해 취임 전부터 파월과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했던 트럼프는 내년 5월에 임기가 끝나는 파월을 조기에 쫓아내야 한다며 올해 내내 해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 15일 트럼프가 여당 의원들과 파월 해임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잠시 급락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결국 16일 미국 우파 매체 리얼아메리카보이스와 인터뷰에서 파월에 대해 "그가 사임을 원한다면 너무 좋겠다"며 임기 지속 여부가 "그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사람들은 만약에 내가 그를 해임하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고 밝힌 뒤 "그러나 많은 사람은 그가 연준에서 하는 '사기' 때문에 경질되어야 한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20일 반응은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2기 정부를 준비하면서 정부의 주요 결정을 자신이 판단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또한 이번 소셜미디어 발언은 평소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WSJ를 겨냥한 것일 수도 있다. WSJ는 지난 4월에도 베선트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트럼프를 말린 덕에 파월 해임을 막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18일 WSJ 기자 2명과 WSJ 발행사 다우존스, 모기업 격인 뉴스코퍼레이션 및 그 창립자 루퍼트 머독 등을 상대로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WSJ는 지난 18일 보도에서 2003년 제프리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 축하 책자에 트럼프의 이름이 포함된 외설적 편지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수감 중 2019년에 옥중에서 사망했다. 현재 미국 정가에서는 엡스타인이 유력 정재계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힘을 얻고 있다.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연루 의혹이 제기되었으며 해당 논란 향후 트럼프 2기 정부의 지지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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