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송도 총격범, 며느리·손자까지 무차별 살해 시도…유족"가정불화는 없어"

송도 총격범, 며느리·손자까지 무차별 살해 시도…유족"가정불화는 없어"
지난 21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2025.7.21/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송도 총격범, 며느리·손자까지 무차별 살해 시도…유족"가정불화는 없어"
지난 21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인천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혈흔이 묻어 있다. 2025.7.21/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 송도국제도시 총기 사건 피의자 A 씨(62)는 자신의 아들이 마련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아들은 물론 며느리와 손주들까지 살해하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뉴스1이 확인한 송도 총기 사건 유족 측 입장문을 보면 유족 측은 "A 씨는 피해자(아들 B 씨)와 함께 그 자리에 있던 며느리와 손주들을 모두 살해하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유족 측 설명을 보면 "A 씨는 생일파티를 마치고 함께 케이크를 먹던 중 '편의점에 잠시 다녀온다'고 말을 하고는 총기가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올라와서 B 씨를 향해 총을 두 발 발사했다"며 "이후 B 씨 지인에게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A 씨는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숨어있던 며느리가 잠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왔을 때, 총기를 다시 재정비하고 며느리에게 소리를 지르며 추격했다"며 "며느리가 다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이 숨어있는 방문을 잠그자 수차례 개문을 시도하며 나오라고 위협했으나 개문에는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즉, A 씨는 아들인 B 씨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했다"며 "총기의 문제로 미수에 그친 것으로, 만약 총기가 작동했다면 당시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사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33층에서 아들인 B 씨(33)에게 사제총기를 격발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아들 B 씨가 마련한 자신의 생일잔치에 참석했으나 잠시 외출한 뒤 사제총기를 들고 와 아들을 향해 격발했다. 총 3발 중 2발은 B 씨 가슴에, 나머지 1발은 문에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A 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자택에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를 설치해 폭발시키려고 했던 혐의도 받는다. 그는 21일 정오에 불이 붙도록 타이머를 설정해 놓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의 범행 동기를 '가정불화'라고 봤으나, 유족 측은 이를 부인함에 따라 사건 동기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알려고 하지 마세요"라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유족 측은 A 씨가 25년 전 부인과 이혼한 뒤에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살았다고 밝혔다. 아들 B 씨가 이혼 사실을 안 것은 8년 전이라고 한다. A 씨가 이혼한 부인 명의의 집에 거주하며 장기간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열등감, 질투 등을 느껴 사건을 저질렀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유족 측은 "A 씨는 B 씨의 모친과 25년여 전 A 씨의 잘못으로 이혼했으나, B 씨의 모친은 B 씨에게 이혼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B 씨가 혼인할 때까지 A 씨와 사실혼 관계로 동거를 하며 헌신했다"라며 "B 씨의 모친은 B 씨가 혼인한 이후인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비로소 B 씨에게 이혼 사실을 알렸지만, 아들이 이혼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사정을 A 씨가 알게 되면 받을 심적 고통을 배려하고자, B 씨에게는 이혼 사실을 B 씨가 알고 있음을 내색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당부에 따라 아들 B 씨 부부는 사건 당일까지도 A 씨에게 이혼 사실을 알고 있다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유족 측은 덧붙였다.


아울러 유족 측은 경찰에 사건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사건의 원인 등을 판단할 수 있는 물적 증거나 정황 증거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면서 "저희 가족은 한순간에 삶이 무너졌고, 남겨진 아이들은 사랑하는 아빠를 잃은 상처와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라며 "유족들이 더 이상 근거 없는 추측으로 고통받고,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이 왜곡되지 않도록 향후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