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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I 품에 안기는 라온저축은행...부활 신호탄 쏠까

KBI 품에 안기는 라온저축은행...부활 신호탄 쏠까
라온저축은행 CI. 사진=라온저축은행 홈페이지 캡쳐
[파이낸셜뉴스] 경영 위기를 맞은 라온저축은행이 KBI그룹에 매각되면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I국인산업도 25년 만에 금융업에 재진출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KBI국인산업이 라온저축은행 주식 60%를 취득하는 것을 승인했다.

경북 구미 소재인 라온저축은행은 지난 1·4분기 기준 자산 규모가 약 1247억원인 소형 저축은행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과정 등에서 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하며,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진 것은 2018년 1월 이후 6년 만이었다.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한 KBI그룹의 계열사 KBI국인산업 역시 경북 구미 소재 폐기물 처리업체로, 재무구조가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3836억원, 자기자본은 3382억원이다. KBI국인산업은 2000년에 갑을상호신용금고를 매각한 이후 25년 만에 금융업에 복귀하게 됐다.

KBI국인산업은 이번 인수를 통해 대구·경북 경제권 내 시너지를 창출하고 그룹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기업 모두 경북 구미 소재인 만큼 지역 금융 강화도 꾀할 방침이다.

다만 라온저축은행의 부실 우려가 컸던 만큼 경영 정상화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까지 연간 10억원대 순이익을 유지하던 라온저축은행은 2023년 43억원의 순손실로 적자 전환한 뒤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4분기에도 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23.12%, 22.61%로 치솟는 등 건전성도 급격히 악화한 상태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라온저축은행 매각을 시작으로 적기시정조치 중인 다른 저축은행들의 경영 정상화 절차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번 KBI국인산업의 라온저축은행 인수는 최근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이 기업에 매각된 첫 사례인 만큼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지난 3월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분위기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막바지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OK금융은 페퍼저축은행 인수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OK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도 몇 달째 협상 과정만 진행되는 등 업계 M&A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라온저축은행 인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자본력과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대주주로 참여하며 저축은행업에 새롭게 진출한다는 점도 업계에 청신호"라고 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