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기 영업이익 9조2000억 달성
규제 풀어 기업 맘대로 뛰놀게 해야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AI 수요 확산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증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2분기 매출은 22조2320억원, 영업이익은 9조2129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 컨센서스를 웃도는 수치로, 매출·영업익 모두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해 4분기를 넘었다. /그래픽=뉴시스
SK하이닉스가 2분기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했다. 2·4분기 영업이익은 9조21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8.5% 증가했다. 매출은 22조2320억원으로 35.4% 늘어난 놀라운 성과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2위 반도체 기업이었던 SK하이닉스는 이제 국내 최고 반도체 기업에서 글로벌 1위로 나아가는 중이다. 지난해 4·4분기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앞선 데 이어 올 2·4분기에는 2배나 더 벌었다. 이 모두가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을 일찍이 파악하고 기업 역량을 집중해 온 결과다. 2·4분기의 괄목할 만한 성장도 5세대 HBM3E 12단의 판매가 늘어난 덕을 봤다.
삼성전자도 재기를 위한 연구와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결과가 나타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봐서는 SK하이닉스의 미래 예측과 그에 따른 가시적 성과가 삼성전자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지 못했다면 대만의 TSMC 등의 질주를 막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뒤처진 기술력을 회복해 SK하이닉스와 쌍두마차로 활약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1위 반도체 국가로서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세계 각국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최고의 반도체 국가 지위를 수성하면서 분야별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기술혁신에 더 매달려야 한다. 대만은 대만대로 더 치고 나가기 위해 투자를 퍼붓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도 명운을 걸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기세는 더 매섭다. 우리를 추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앞서가는 분야도 있다.
이런 심각성을 깨닫고 정부는 규제는 풀고 세제 혜택을 비롯한 각종 지원에 더 행정력을 쏟아야 한다. 불행히도 경쟁국들의 연구실 불은 24시간 환하게 밝혀져 있는데 우리는 반도체 분야의 주52시간 규제 하나를 해결하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법인세를 인상하고 상법을 개정하는 등 경영의 발목을 잡는 정책을 펴고 있으니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듯하다.
한번 실기하면 다시 영광을 재현하는 데 두배의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은 과거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다. 유수의 일본 기업들이 그렇고 삼성전자 또한 마찬가지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이 바야흐로 전개되고 있는 지금은 대한민국 경제의 앞날을 결정할 수 있는 매우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할 것이다.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AI에 민간 전문가를 등용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은 참 잘한 일이다.
그러나 거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인력 양성과 인재 유치는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마음대로 뛰고 놀 경영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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