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효과로 소비회복 기대
건설투자 저점 통과도 호재
관세 영향 본격화땐 수출 둔화
주요IB 전망치 0.8%→ 0.9%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분기 만에 최대 폭으로 성장하면서 올해 '성장률 1%'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반기부터 내수 회복세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3·4분기와 4·4분기 성장률이 평균 0.8%로 집계되면 1%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으로 수출 부진이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섣불리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추경·소비심리 회복에 내수 개선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2·4분기 GDP는 0.6% 성장하며 지난 5월에 제시한 전망치(0.5%)를 상회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2·4분기 성장률 반등은 수출이 반도체 호조 등으로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전 분기에 감소했던 민간소비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살아나면서 증가 전환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2·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올해 1%대 성장률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4분기 실적을 고려할 때 올해 연간 성장률 1%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평균 성장률이 0.8% 이상이어야 한다. 한은은 지난 5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3·4분기 0.7%, 4·4분기 0.6% 성장을 예상했으나 이는 2차 추경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견인할 최대 재료로는 내수 반등이 꼽힌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경제의 모멘텀은 바닥을 확실히 지났다. 하반기부터 내수를 중심으로 반등 폭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상향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도 "3·4분기부터 추경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소비자심리 지표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13조2000억원의 소비지원금 효과로 민간소비가 성장률 회복을 이끌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올해 성장률을 1.1%로 예측했다.
성장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설투자도 저점을 통과했다는 진단이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1% 초반대로 예측하면서 "하반기 소비가 반등하고, 건설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며 내수 중심의 상저하고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5월 말 평균 0.8%에서 6월 말 0.9%로 높아졌다. 바클리(1.1%)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1.0%), UBS(1.2%)가 각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상호관세율 수준 주목
관건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 G2(미중) 무역합의로 미국기업들의 선매입 수요가 커진 데다 견조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2·4분기 반도체 수출을 뒷받침했지만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하반기에는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1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재개와 반도체, 의약품 관세 도입은 하반기 한국 수출의 위축요인"이라며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운송장비, 컴퓨터·전자, 화학, 기계 부문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짚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예상보다 양호한 수출 이면에는 관세 충격의 시차 속에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 제어가 주효했다"며 "수출은 하반기로 가면서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은도 상반기까지 트럼프 관세 영향이 크지 않았던 만큼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이동원 국장은 "관세가 확정되고 나면 수주 쪽에서 수출이 둔화되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장률 1% 진입 여부는 향후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구체화되는 상호관세율이 좌우할 전망이다. 한은은 미국이 우라나라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율을 일본 수준((15%)으로 가정하면 5월 전망치와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봤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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