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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에서 만난 ‘보행자 천국’ 거리 서울 도시디자인에 적극 담을것[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

빈에서 만난 ‘보행자 천국’ 거리 서울 도시디자인에 적극 담을것[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
서울시 제공

"디자인은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바꾸는 '전략'이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 시민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사하는 과정이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과 이탈리아 밀라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사진)은 도시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일 디자인정책의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세계적인 도시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서울의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최 정책관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출장에서 최 정책관의 눈길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것은 시민의 '일상 속 여유'를 존중하는 빈의 공공디자인이었다. 특히 오세훈 시장이 '수변감성도시' 비전의 모델로 주목한 다뉴브아일랜드피어22(Danube Island Pier 22)는 단순한 선착장을 넘어, 시민 모두를 위한 공간이었다.

최 정책관은 27일 "완만한 경사로와 넓은 계단형 좌석은 어린이와 노약자도 편안하게 물가에 다가설 수 있게 했고, 물 위에 설치한 해먹이나 곳곳에 마련된 업무공간은 새로운 경험과 휴식을 선물하고 있었다"며 "한강 수상버스 선착장을 비롯한 다양한 수변활력공간을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고품질 휴식처로 조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중심이던 마리아힐퍼거리(Mariahilfer Strasse)를 유럽에서 가장 걷고 싶은 보행자 천국으로 만든 사례 역시 큰 영감을 줬다.

그는 "서울시도 '디자인서울 2.0'을 통해 보행의 즐거움, 접근의 편리함, 머무름의 감동을 더해 서울 곳곳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며 "서울만의 정체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시민 만족도를 높이고 도시경쟁력까지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디자인 수도 밀라노는 '과감한 혁신'이 도시를 어떻게 재탄생시키는지를 명확히 보여줬다. 낙후된 철도 부지를 창의적인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포르타누오바(Porta Nuova)와 옛 전시회장 부지를 재개발한 시티라이프(Citylife)를 서울형 도시 혁신의 대표적인 참고서로 꼽았다.

최 정책관은 "수직정원인 보스코베르티칼레(Bosco Verticale)는 건축과 자연의 공존을 보여주는 선구적 모델이며, 자하 하디드 등 세계적 건축가들이 참여한 시티라이프는 고층 빌딩과 녹지가 조화를 이룬 도시공간의 대표 사례다"라며 "이러한 혁신 모델은 향후 용산 국제업무지구 등 서울의 대규모 개발에도 중요한 영감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광화문광장 등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우리 특성에 맞게 재설계한 경험이 있다. 해외 사례의 깔끔한 마감, 재료의 섬세한 활용, 공간의 다층적 쓰임새 등 배울 점을 적극 수용해 더욱 완성도 높은 도시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디자인서울 2.0'을 통해 도시공간을 재구성하고, 시민의 일상 변화를 실현해왔다. 이번 출장에서 얻은 해외 사례는 이러한 서울의 노력을 한층 더 구체화하고 가속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최 정책관은 "세계적 수준의 서울 경쟁력에 디자인의 힘을 더해 시민에게는 일상의 즐거움과 자부심을, 세계인에게는 꼭 다시 찾고 싶은 매력을 선사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