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약·바이오 업계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술 확보, 글로벌 진출, 외형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은 물론, 내실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도 활발해지면서 투트랙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 올해 상반기 M&A는 총 8건이다. 비공개 사례를 제외한 합산 인수금액은 약 3000억원에 달한다. 제조 역량을 보유한 업체에 대한 M&A가 많았던 만큼 즉각적인 매출과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실물 기반 자산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기존 사업을 분할하거나 계열사 및 자회사간 흡수합병을 추진하는 지배구조 재편도 주목받고 있다. 기업들이 각 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개선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변화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초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리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설하며 기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의 전략적 분리를 단행했다. CDMO 고객사와의 이해관계 충돌을 방지하고 생산(CDMO)과 연구개발(R&D) 부문의 분리를 통해 각 부문의 역량을 독립적으로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LB는 지난 4월부터 계열사 HLB생명과학 흡수합병을 통해 수직 계열화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및 헬스케어 사업의 통합으로 재무적 이점은 물론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향후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Rivoceranib)'의 수익 구조와 판권 및 실시권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품목 허가 신청 시 추진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진단기기 업체 나노엔텍은 관계사 AAI헬스케어에 대해 표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100% 자회사 편입을 진행하고 있다.
AAI헬스케어는 간호사 기반 건강 상담, 인공지능(AI) 분석, 맞춤형 콘텐츠 제공 서비스 등을 운영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이다. 수직 계열화를 통해 각사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융합해 의료기기 제조부터 환자의 건강관리까지 하나의 연속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미래 헬스케어 시장 확대에 대응,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약·바이오 업계가 추진하는 M&A와 지배구조 개편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빠른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기업들이 외형 확장과 내부 체질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지 않으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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