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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女 안 그려" vs 美 민주 "엡스타인 공범 인터뷰 내놔"

트럼프 "엡스타인 파일, 바이든 정부서 관리…뭔가 있었다면 공개했을 것"
美 민주 "트럼프 정부와 엡스타인 조력자 맥스웰 사이 부패거래 우려"

트럼프 "女 안 그려" vs 美 민주 "엡스타인 공범 인터뷰 내놔"
23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유명 프로듀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프리 엡스타인이 함께 있는 소셜미디어 엑스(X) 사진들을 게시하며 "나는 이걸 매일 올릴 거야. 그래야 왜 엡스타인 관련 자료들이 갑자기 사라졌는지 잊히지 않을 테니까"라고 전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나는 여성은 그리지 않는 사람"이라며 자신이 아동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관 있다는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 진영인 미국 민주당은 사건의 진위 파악을 위해 엡스타인 조력자 길레인 맥스웰에 대한 인터뷰 전문을 요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내용(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엡스타인에게 외설적인 여성 그림을 그린 편지를 보냈다는 내용)과 관련해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특히 여자 그림은 안 그린다. 그건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끔 자선행사 같은 곳에서 사람들이 '건물 하나 그려달라'고 하면 줄을 4개 긋고 그 위에 작은 지붕 얹어 그리는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WSJ 보도 직후에도 "나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00년대 초반에 자선단체에 기부했던 스케치들이 경매에 나온 것으로 드러나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는 해명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켰었다. 이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건물 그림 발언은 '건물 따위를 대충 그려 자선단체에 기부한 적은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수사 기록이 담긴 '엡스타인 파일'에 대해서도 "그 파일들은 4년 동안 (조 바이든) 정부를 운영했던 사람들에 의해 관리됐다"며 "그들이 뭔가 갖고 있었다면, 그걸 벌써 공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 파일을 관리한 사람(바이든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전 민주당 대선 후보)과 맞붙었다"며 "뭔가 있었다면 그들이 내가 바이든을 (대선 레이스에서) 압도하고 있을 때 왜 안 썼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관련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女 안 그려" vs 美 민주 "엡스타인 공범 인터뷰 내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연방 법원 앞에서 길레인 맥스웰의 담당 변호사인 데이비드 마커스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가운데 몰려든 시위대가 "트럼프는 성착취자/아동성애자. 토드 블랑슈가 트럼프의 변호사 겸 해결사로 이곳에 와 있다. 그래도 괜찮은가?"라고 쓴 팻말을 들고 있다. 마커스는 이날 토드 블랑슈 미국 법무부 부장관과 맥스웰의 면담 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맥스웰은 2019년 사망한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조력자로 알려졌다.AP뉴시스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리처드 더빈 미 상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엡스타인을 조력한 혐의로 20년형을 복역 중인 길레인 맥스웰을 토드 블랑슈 미 법무부 부장관이 인터뷰한 것과 관련해 녹음과 전사본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맥스웰을 사면 또는 감형하지 않겠다고 법무부가 확약할 것 또한 촉구했다.

더빈 의원은 "트럼프 정부와 맥스웰 사이에 부패한 거래가 오갔을 가능성"을 인터뷰 전문 요구 이유로 꼽았다.

그는 블랑슈 부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이런 인터뷰는 사건의 세부사항에 익숙해 맥스웰이 거짓말을 하는지를 즉시 판단할 수 있는 하급 검사들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블랑슈가 직접 인터뷰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랑슈가 직접 인터뷰한 것은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공약했다가 실패한 일로부터 국민들의 주의를 돌리기 위한 전술"이라며 "맥스웰이 사면이나 형 감형을 대가로 거짓 정보를 제공하거나 일부 정보를 선택적으로 누락시킬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女 안 그려" vs 美 민주 "엡스타인 공범 인터뷰 내놔"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그에게 성매매를 알선했던 길레인 맥스웰.AP뉴시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