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스 수주회가 열린 서울 중구 명동 헤지스 플래그십스토어에 꾸며진 헤리스토어. LF 제공
인도 바이어가 지난 28일 헤지스 수주회가 열린 서울 명동 헤지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 LF 제공
[파이낸셜뉴스] "단순히 신제품을 소개하는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를 온전히 이해하고, 매장 구성, 마케팅 전략까지 파악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공간이라 인상 깊었습니다."(러시아 바이어)
글로벌 바이어들이 명동 한복판에 모였다. 단순히 다음 시즌 신상품을 고르기 위해서가 아니다. 일종의 'K패션 쇼룸', 색다르게 꾸며진 '헤지스월드'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꾸며진 헤지스월드는 1층부터 4층까지 테마별로 나뉜 '헤지스룩'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려졌다. 1층에는 바이어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꾸미기 문화를 반영한 헤리 인형 뽑기와 키링 꾸미기 체험존도 마련돼 K컬처의 감성을 더했다.
LF의 대표 브랜드 헤지스(HAZZYS)는 서울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H'에서 2026년 봄·여름 시즌(SS) 글로벌 수주회를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이달 2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수주회에는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시장의 글로벌 바이어들이 대거 참석했다.
헤지스는 이번 행사를 단순한 오더 미팅(order meeting·바이어가 다음 시즌 제품을 둘러보고 주문하는 자리)의 장이 아닌, 브랜드의 철학과 감도를 '보고, 듣고, 입고, 느끼는' 몰입형 공간으로 꾸몄다. 플래그십 스토어 전 층을 활용한 전시는 팝업스토어처럼 자유로운 동선으로 구성됐으며, 마네킹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착장 룩을 입은 모델 영상, 인공지능(AI) 기반 콘텐츠, 고객 참여형 꾸미기 체험존까지 마련해 바이어들의 몰입을 유도했다.
이날 공개된 내년 봄·여름(SS) 컬렉션은 '뉴 클래식'이라는 키워드 아래, 영국 헤리티지의 DNA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이 특징이다. 윈저성의 우아함에서 영감을 받은 정제된 테일러드 수트, 잉글랜드 콘월의 실리 제도 풍경을 담은 리조트룩, 19세기 영국 상류층의 스포츠 문화를 현대적으로 변형한 액티브 클래식 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
헤지스는 이번 시즌부터 남녀 캐주얼뿐 아니라 키즈와 펫 라인까지 확장하며 '글로벌 패밀리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가족 단위의 착장 제안을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함께, 반려동물용 의류·소품 라인도 함께 공개됐다.
한국 브랜드를 향한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은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팝이나 드라마를 통해 알려진 인지도를 넘어, 이제는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신뢰까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헤지스는 중국에 약 580개, 대만에 18개, 베트남에 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 1호점 오픈에 이어 올해 하반기엔 인도와 러시아에 각각 신규 매장을 열 예정이다. 유럽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최우일 헤지스 사업부장은 "헤지스는 기존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벗고, 더 젊고 다양한 고객층과 소통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며 "키즈 라인을 비롯해 새로운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히스 헤지스'는 내년 가을·겨울(FW) 시즌 오프라인 채널 확장과 함께 백화점,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고객과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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