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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찾는 인뱅, 개인 사업자대출 확대

금융당국 가계대출 억제 지침에
기업금융 소호대출부문서 만회
연체율 상승 우려로 한계 뚜렷

새 먹거리 찾는 인뱅, 개인 사업자대출 확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뉴시스

정부가 6·27 대책에 이어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경우 추가 규제를 내놓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관리 지침으로 예대마진율(NIM) 방어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손 쉬운 주택담보대같은 이자놀이"라고 지적하자 미래 먹거리 확보가 시급해졌다.

인터넷은행업계는 기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취급해온 대출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비주담대부문의 수익 확대에 나섰다. 개인(리테일)부문의 수익성 약화를 기업금융 소호대출부문에서 만회한다는 구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조45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4조9985억원 증가한 것이다. 증가세는 여전하지만 증가 폭은 전년동기(17조8365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것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압박한 결과다. 여기에 6·27 가계대출 관리방안까지 나오면서 은행권은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 대비 50%로 축소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은 전체 여신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는 터라 수익성 위축이 우려된다.

당장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4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11조원이 늘었는데 올해 같은 기간에는 2조원 증가에 그쳤다. 토스뱅크 역시 올해 1·4분기 증가 폭(1조2468억원)은 전년(4조5821억원)의 4분의 1에 그쳤다.

카카오·케이뱅크 기준으로 인터넷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대기업 대출 등이 불가능한 만큼 소호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산 성장을 위해서라도 가상자산거래소 수수료 이익 등 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비대면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해 '사장님'의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수익성을 강화한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여신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을 18%까지 달성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2일 경기신용보증재단과 특별출연 업무협약도 맺었다. 카카오뱅크가 경기신보에 85억원을 특별출연하면 경기신보는 이를 재원으로 다음달 중으로 1275억원 규모의 카카오뱅크 상생보증 대출 상품을 출시키로 했다.

케이뱅크 역시 '사장님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취급액 3000억원을 돌파했다.

당국이 부여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맞춰야하는 인터넷은행들은 적극적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취급해왔지만 추가 대출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 1·4분기 인터넷은행 3사가 개인 사업자를 상대로 취급한 대출잔액은 5조208억원에 달한다. 3사가 지난해 같은 기간 내준 잔액(3조8967억원)보다 많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약 190억원 늘었다.


일각에서는 치솟는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올해 1·4분기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1.32%로 전년(0.64%)보다 2배 넘게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특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기초로 연체율 관리 역시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금융당국이 신규로 취급하는 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취급하도록 한 만큼 한동안 연체율은 더 오를 수 있다"고 짚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