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30일 일본 도쿄 소재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도쿄=김경민 특파원】 조현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첫 순방지로 일본을 택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에서 셔틀외교 재개의 뜻을 모았고, 전용 입국심사 제도화에도 원칙적으로 합의하기로 했다. 방일 직후 미국으로 이동해 통상·기술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일·한미 외교의 연속 구상이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조 장관은 30일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적어도 한일관계는 첫걸음을 잘 뗐다고 자평한다"며 "일본 측에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전날 일본에 도착한 조 장관은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과 회담했으며 이날 오전에는 이시바 총리를 예방했다. 그는 "이시바 총리가 먼저 셔틀외교 필요성을 언급했고, 여러 건설적인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일 목적에 대해 "국제정세가 혼란스럽고 어려운 상황에서 우방국과 조속히 정세 대응 및 양자 협의를 하기 위해 일본을 먼저 찾은 것"이라며 "한일관계 전반과 함께 11월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동북아 정세, 청년 교류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북한과 중국 관련 논의에 대해 "실존하는 위협이지만 대화를 통해 지역 안정을 꾀한다는 점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고, 일본이 가진 중국에 대한 우려도 경청했다"고 말했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6월 한 달간 운영한 공항 전용 입국심사에 대해서는 "양국이 제도 연장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조 장관은 밝혔다. 양국은 김포·김해공항, 도쿄 하네다·후쿠오카 공항에서 한 달간 상대국 국민을 위한 전용 심사대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더 많은 현실에서 한국 측 편익이 컸기 때문에 연장을 제안한 것"이라며 "다만 사전 입국심사 도입까지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일 관세 협상 타결과 관련해선 "성의 있게 설명을 받았고, 알고 있던 사실을 재확인한 수준"이라며 "한국 장관들도 이미 숙지한 내용이라 별도 전달 사항은 없었다"고 했다. 조 장관은 방미 기간 중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우리 측은 안보 동맹과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세 번째 협력 축으로 인공지능(AI) 등 기술 분야 협력을 제안할 계획이다.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 추도식 관련 질문에 대해선 "지난해처럼 반쪽 행사로 치러져선 안 되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실무 단계에서 더 협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임 주일 한국대사 인선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언급을 삼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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