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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 시장주의 정부' 재천명… 100조 국민펀드로 산업 투자

李대통령 3차 비상경제점검회의
기업지원·규제완화 메시지 전면에
관행적 예산지출 과감히 구조조정
내달 중 경제성장전략 발표하기로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 재천명… 100조 국민펀드로 산업 투자
스가 전 일본총리 만난 李대통령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를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기업활동 지원'에 방점을 찍은 것은 다각적 포석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새 정부가 표방한 실용적인 시장주의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 확대가 필요불가결해서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협상에서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가 불가피한 가운데,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를 유도하는 유인책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배임죄 적용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3차 비상경제점검 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국민주권 정부는 실용적인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활력을 회복하고 투자 분위기 확대에 앞서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100조원 이상 규모의 국민펀드 조성 방안, 획기적인 규제 혁신을 포함한 산업별 발전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100조원 이상의 국민펀드로는 향후 20년을 이끌 미래전략산업에 투자하고, 산업별 발전 방안을 통해서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산업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대한민국의 성장 전략도 지역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가령, 최근 발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우 지방에 더 많은 금액이 배정됐고, 특히 인구소멸 지역은 추가적인 금액이 지원됐다. 이러한 수도권과 지역, 특히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는 지역간 차등 재정 정책을 제도화시켜 지역균형발전을 이뤄내겠다는 복안이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와 모멘텀을 발굴해내고, 또 그 영역에서는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모두가 함께 나누는 공정한 성장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 모든 문제들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양극화를 완화해 나가야 되겠다"고 강조했다.

성장을 뒷받침할 재정 마련을 위해서는 과감한 예산 구조조정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포함한 재정운용과 관련해 성과가 낮고 관행적으로 지출되는 예산에 대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라"며 "재량 지출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뿐만 아니라 경직성 경비를 포함한 의무 지출에 대해서도 그 한계를 두지 말고 정비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전했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내달 중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고, 9월초 내년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해 재정운용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 따르면 국내 정치 및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등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금년 우리 경제 성장 전망치를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지만 내년 성장률은 1.4%에서 1.8%로 0.4%p 상향 조정해 금년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는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재정운용방향을 빈틈없이 꼼꼼히 준비하고 철저히 집행해 최근의 경기 회복세를 이어나가면서 잠재성장률 추세 반전까지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