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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문학·영화… K컬처, 스페인을 뜨겁게 달구다

'라마르데 무시카스' 주빈국 참가
현지인과 실질적 문화 교류 눈길

음악·문학·영화… K컬처, 스페인을 뜨겁게 달구다
지난달 18일 라 마르 데 무시카스축제서 K팝 비웨이브의 공연 전경. 스페인 카르타헤나시청 제공
스페인 남동부의 대표 항구 도시 카르타헤나가 한류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4일 주스페인한국문화원에 따르면 '2025 코리아시즌 스페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스페인 대표 종합문화축제 '라 마르 데 무시카스'(음악의 바다) 주빈국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매년 4만 명이 찾는 '라 마르 데 무시카스' 축제가 30주년을 맞아 동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한국을 주빈국으로 초청한 것. 매년 주빈국의 음악, 문학, 영화, 시각예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가운데 지난달 18~26일 열린 이번 축제는 K컬처의 문화적 저력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신재광 주스페인한국문화원장은 "이번 주빈국 초청은 현지에서의 한국 문화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특히 음악, 문학, 전시, 영화 뿐 아니라 음식, 서예, 다도 등 한국 문화를 다층적으로 소개하며 현지 관객과의 실질적인 문화 교류를 이뤄낸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라 마르 데 무시카스'는 지난 7월 18일 이날치의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퓨전 국악(잠비나이, 달음, 추다혜차지스), 인디(선우정아, W24), 재즈(나윤선), 일렉트로닉(팻햄스터&캉뉴), 힙합(힙노시스 테라피), K팝(비웨이브)까지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꾸몄다.

이번 축제를 찾은 미겔 테바르 음악 비평가는"한국의 전통적인 선율 아래 모두가 하나 되는 모습을 보며 전율을 느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14일부터 일주일간 열린 '라 마르 데 레트라스' 문학축제는 한국 대표 작가 4인의 참여로 성황을 이뤘다. 힐링 소설 대표주자 김호연 작가와 실험적 문체로 주목받는 배수아 작가의 대담으로 포문을 연 데 이어, 필립 K. 딕상 최종 후보 정보라 작가, 부커상 최종 후보 천명관 작가가 잇달아 무대에 올랐다. 모든 프로그램이 사전 매진되고, 관객 질문이 끊이지 않는 등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한국 현대미술도 집중 조명됐다. 사진작가 구본창 등은 한국 미학의 고요함과 깊이를 담은 작품을 통해 관객과 호흡했다. 영화 섹션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시작으로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 홍상수의 '여행자의 필요', 정주리의 '다음 소희' 등 총 8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야외 상영이라는 개방적 형식 덕분에 다양한 세대의 스페인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영화에 다가갈 수 있었다. 문화 체험 프로그램 또한 현지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치와 불고기 등 한식 요리 강좌, 한글 서예와 캘리그래피, 케이팝 댄스 수업, 다도와 예절 체험 등이 연일 진행됐다.

신 원장은 "카르타헤나가 수도와 물리적 거리가 있는 만큼, 더 많은 이들이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K라이브'라는 이름으로 마드리드 공연도 연계해 준비했다"며 "현지 연령대별 수요를 분석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한류의 지속을 위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