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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입법 완료, 추석 전? 연내?…민주, 혼선 노출

대통령실 "꼼꼼히"·"땜질식 아닌 한 번에 제대로" 주문 정청래 "추석 전 입법 완료"…문진석 "좀 더 시간 필요"

검찰개혁 입법 완료, 추석 전? 연내?…민주, 혼선 노출
대통령실 "꼼꼼히"·"땜질식 아닌 한 번에 제대로" 주문
정청래 "추석 전 입법 완료"…문진석 "좀 더 시간 필요"

검찰개혁 입법 완료, 추석 전? 연내?…민주, 혼선 노출
출근하는 이재명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안정훈 기자 =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검찰개혁의 추진 시간표를 놓고 여권 내 혼선이 다소 나타나는 모습이다.

수사와 기소 분리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목표에는 한목소리가 형성돼 있지만 입법 완료 시점을 추석 전으로 하느냐, 연말까지 지속될 정기국회 중으로 하느냐를 놓고는 엇갈린 의견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9월부터 막이 오를 더불어민주당의 개혁 입법 드라이브 과정에서 검찰개혁 스케줄이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검찰 개혁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속도를 늦추지 않되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국민의 일상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종 입법까지 꼼꼼히 제도적 틀을 다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을 강조하면서 '추석 전 얼개'를 언급한 바 있다. 큰 틀의 개혁안은 추석 전까지 마련하자는 취지로 읽혔다.

이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는 검찰개혁의 주무 부처인 법무부의 정성호 장관에게 "민감하고 핵심적인 쟁점 사안의 경우 국민께 충분히 그 내용을 알리는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검찰개혁 입법 완료, 추석 전? 연내?…민주, 혼선 노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출처=연합뉴스)


이를 놓고 여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졸속 입법'을 방지하기 위해 속도전보다는 내용상 완벽을 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사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일인 만큼 대국민 여론 수렴과 수사기관 간 구체적인 역할 분담 등을 확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국민이 볼 때 졸속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꼼꼼히 가는 것이 좋다"(김민석 국무총리), "검찰개혁은 땜질식으로 여러 번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한 번에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 생각"(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정부 고위 인사들의 발언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었다.

검찰개혁 입법 완료, 추석 전? 연내?…민주, 혼선 노출
정청래 대표, 시민과 셀카 (출처=연합뉴스)


이런 시그널을 고려해 입법 스케줄을 착착 진행시켜야하는 민주당에선 이 대통령의 언급을 두고 결이 다른 해석이 나온다. 하나는 '추석 전 완료', 다른 하나는 정기국회가 진행되는 '연내 완료'라는 시간표다.

우선 '강력한 개혁 당대표'를 내걸어 압도적인 당원 지지로 선출된 정청래 대표는 검찰개혁의 선봉을 자임하며 개혁 속도전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추석 밥상에 '검찰청 폐지' 뉴스를 들려드리겠다"고 공언한 정 대표는 검찰개혁 과정에서 '속도 조절' 등의 방식으로 타협의 여지를 두지는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해 보인다.

여권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 검찰개혁 목표가 뚜렷한 만큼 지지율과 여론이 뒷받침되는 집권 초기에 입법까지 밀어붙여야 개혁 완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치려면 현실적으로 추석 전 입법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대표의 '추석 전 입법 완료' 공언에 대해 "정치적 메시지"라며 "실제 입법 완료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을 사실상 반박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문대림 당 대변인은 이날 문진석 수석부대표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정 대표는 '추석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거침없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임명한 당내 검찰개혁 특위 단장인 민형배 의원도 이날 비공개 당정 간담회 중 기자들과 만나 "가능하면 다음 주까지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고, 첫 번째 초안은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속도 조절에 대해서는 대통령부터 시작해 누구도 얘기한 사람이 없다"며 "정 대표가 약속해 놓은 시간이 있으니 그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 입법 완료, 추석 전? 연내?…민주, 혼선 노출
검찰개혁 당정협의회 참석한 민형배 특위 위원장 (출처=연합뉴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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