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 검사로 남아있는 암세포 정밀 측정
정밀진단 치료로 환자 완치율 97% 넘겨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혜리 교수가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아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ALL)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미세잔존질환(MRD) 수치를 기반으로 항암 강도를 조정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어린이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혈액암으로, 치료 기술 발달로 생존율이 높아졌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암세포가 극소량 남아 재발 위험이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MRD는 이런 ‘남아있는 암세포’를 뜻하며, 최근에는 골수 검사 시 이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치료 전략에 활용되고 있다.
1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김혜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팀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병원에서 치료받은 소아 백혈병 환자 212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초기 치료 후 MRD가 양성으로 나타난 환자 가운데 치료 강도를 높이지 않은 경우 5년 무사건 생존율은 19%에 불과했으나, 강화된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90%로 생존율이 4배 이상 높았다.
또한 2차 치료 단계인 공고요법 이후 MRD가 양성이었던 환자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치료 강도를 유지한 집단은 75.4%의 생존율을 보였지만, 치료를 강화한 집단은 95.2%로 크게 향상됐다.
연구팀은 치료 강화 과정에서도 통상적인 항암 부작용 외에 중증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021년부터 기존 유세포분석보다 100배 이상 민감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 MRD 검사를 도입해 미세한 암세포까지 검출하고 있다.
이 같은 정밀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통해 최근 환자의 완치율은 97%를 넘어섰다.
김 교수는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기준으로 항암 강도를 조정하면 재발 위험이 높은 소아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도 크게 향상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고도화해 소아 백혈병 완치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블러드 리서치(Blood Research, IF 2.8)에 게재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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