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채권시장에서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대차 거래가 늘고 있다. 지난달말 정부가 적자 국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채 물량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분위기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채권대차잔액은 138조8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대차잔액은 지난달 28일 134조1964억원과 비교하면 4조6935억원 가량 증가한 규모다. 통상 채권 대차거래 증가는 채권가격 하락(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 거래가 늘었다는 의미다. 고평가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한 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9일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채 물량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추경으로 1301조9000억까지 늘어난 국가채무는 매년 100조원 이상씩 늘며 내년 1415조2000억원, 2027년 1532조5000억원, 2028년 1664조3000억원에 이어 2029년에는 1788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시장조성용이나 차환 발행을 제외한 국채 순발행 규모는 116조원이다. 이중 총지출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한 적자국채는 110조원이다.
이러한 한국의 확장 재정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기준금리 인하기에 금리 인하분을 상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채권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유럽발 재정 불확실성은 우리나라 국채 금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미국과의 통화정책 기조가 동조화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 양국 금리의 동반 하락에 무게를 둔다"면서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과 유럽발 재정 불확실성을 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하락 추이를 보이던 채권 금리는 적자국채 발표에 다시 오름세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8일 연 2.416%에서 이달 5일 연 2.460%까지 올랐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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