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경쟁률 낮고 운임은 높아... LCC '김해공항 쟁탈전'

경쟁률 낮고 운임은 높아... LCC '김해공항 쟁탈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국제선터미널 전경.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부산발 노선을 앞다퉈 확장하며 통합 LCC 추진으로 무주공산 가능성이 높아진 김해공항 공략에 나섰다. 이미 포화상태인 인천·김포공항보다 경쟁이 수월한 데다, 항공권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적자 탈출을 위한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10월 26일부터 부산∼삿포로, 부산∼후쿠오카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영남권 출발 선택지를 확대하고, 지역민 이동 편의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도 오는 10월 26일부터 부산발 일본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에 취항하며 부산발 노선을 총 10개로 확대한다. 이스타항공은 김해공항에 항공기 6대를 신규 등록한다. 오는 2026년 하반기까지 새로 도입하는 항공기를 김해공항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4대(17~20대), 내년 상반기 2대 등 총 6대를 등록하며 부산발 노선 확장에 대비한다.

제주항공도 지난 7월부터 부산∼상하이 노선을 주 4회 신규 취항했다. 중국 무비자 입국 여행객 수요를 잡겠다는 목표다. 대한항공이 올 들어 지방 출발 국제선 운항을 줄이면서 생긴 빈자리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의 김해공항 거점공항 이전 추진을 점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거점공항 이전이 아니더라도 김해공항이 가지는 이점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가장 먼저 '수익성 강화'가 돋보인다. 부산발 국제선 노선은 인천·김포발 노선보다 항공 운임이 비싸다. 실제 에어부산의 오는 10월 10일 후쿠오카 노선을 살펴보면 인천발 노선은 편도 10만∼12만원 수준이지만, 부산발 노선은 17만7100원이다. 이 마저도 시간대는 인천발은 오전 황금시간대, 부산발은 오후 시간대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 시민들은 인천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교통비를 고려하면 다소 운임이 비싸더라도 부산발 국제선 노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상반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LCC들에게도 부산발 노선의 높은 항공 운임은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 신규 노선 취항과 증편하는 항공사에 공항시설사용료 감면을 제공하고 있어 매력적이다. 특히 에어부산이 진에어로 흡수돼 지역 거점항공사 지위를 잃게 되면, 향후 부산발 운수권 확대에 용이하다는 전략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은 지역 거점항공사라는 특성을 살려 부산발 국제선 운수권 확보에서 우위를 보여왔다"라며 "지역 거점 항공사가 사라지면 신규 운수권을 두고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