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말레이·태국·베트남·태국 등과 경제 협력 '광폭행보'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이후 첫 아시아 순방 일정인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회의 개최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휴전 협정을 중재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연합로이터외상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집권 이후 첫 아시아 순방 첫날인 26일 최근 군사충돌한 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 협정 체결을 주재했다. 앞서 지난 7월 하순 태국과 캄보디아 양국은 국경 지대에서 교전을 벌여 닷새 동안 최소 48명의 사망자를 낸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에 무역 협상 중단을 지렛대로 휴전을 압박했고, 두 나라는 말레이시아의 중재로 7월 말 휴전했다.
아울러,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베트남과 무역협정, 핵심광물 협력 협정 등을 잇따라 맺고 오는 30일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무역 협상에 앞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각국과 무역 협력을 다졌다.
■ '피스메이커' 나선 트럼프...태국·캄보디아 휴전 중재
이날 아세안 정상회의 개최 장소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함께 휴전 협정문에 공동 서명했다. 이번 '쿠알라룸푸르 평화합의'에 따라 태국과 캄보디아 양국은 무력충돌 등 모든 적대 행위를 끝내고 국경 지대에서 중화기 등을 철수하며 지뢰 제거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또 말레이시아 등이 참여하는 아세안 감시단이 휴전 상황을 감시하고 태국은 캄보디아군 포로 18명을 송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우리가 캄보디아와 태국 간 군사 충돌을 끝내는 역사적 협정에 서명한 오늘은 동남아 모든 국민에게 중대한 날"이라며 "많은 이들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일을 우리가 해냈고 아마도 수백만 명의 목숨을 살렸기 때문에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에 아누틴 태국 총리는 이번 협정 체결이 태국과 캄보디아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평화를 위해 개인적으로 헌신한 것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적 리더십과 평화 지지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 아세안 국가들과 협정 '광폭행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아세안 정상회의 연설에서 "미국은 여러분과 100% 함께하며 앞으로도 여러 세대에 걸쳐 강력한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각국 정상들에게 "여러분들이 손을 대는 모든 것들이 황금으로 변한다"면서 "굉장한 지도자들"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 각국 정상들과 무역 등 분야에서 협력 강화에 나서는 등 광폭행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안와르 총리와도 회담하고 무역협정과 핵심광물 협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는 미국산 상품이 우선으로 말레이시아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최혜국 대우를 제공하고 비관세 장벽을 시정하기로 약속했다. 양국은 또 핵심광물 협정을 통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투자 촉진에 협력하고 말레이시아는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차단하거나 한도(쿼터)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배석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들 협정이 무역을 넘어 양국 관계를 개선할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협정으로 미국의 농업·기술·서비스 분야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캄보디아와의 무역협정, 태국과의 핵심광물 협력 협정에도 각각 서명했다. 캄보디아는 협정을 통해 미국산 상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100% 없애고 비관세 장벽을 시정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대다수 캄보디아산 수입품에 대해 기존대로 19%의 상호관세를 유지하되 수백 종은 관세를 면제해줄 계획이다. 미국은 또 사실상 중국을 겨냥, '제3국'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에 공동 대응하기로 캄보디아와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베트남과도 관세와 시장 접근성 등에 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며 수주 내로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이 이날 발표했다. 합의에 따라 베트남은 거의 모든 미국산 상품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제공하고 미국은 일부 선별된 베트남산 상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어떤 베트남산 수입품이 무관세 대상인지 등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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