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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빚 1억… 대출이자만 270만원 [쪼들리는 가계]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평균자산 4.9% 늘어 5억6천만원

가구당 빚 1억… 대출이자만 270만원 [쪼들리는 가계]
우리나라 가구가 평균 1억원에 가까운 빚을 끼고 5억6600만원 정도의 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7400만원을 벌어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료 등으로 1400만원을 지출하면서 살고 있다. 대출이자로만 가구당 270만원을 내고 있다. 전월세와 상가 임차 등 임대보증금이 전년보다 10%나 치솟아 자산부자들은 재산이 더 늘어났지만 세입자들은 부담이 커졌다. 빈부 간 소득분배도 악화돼 부의 양극화는 심화됐다.

4일 국가데이터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표상으로 보면 가계살림이 좋아지긴 했다. 올 3월 말 기준 평균자산은 5억6678만원으로 전년보다 4.9% 늘었다. 가구의 소득은 7427만원으로 3.4% 늘었다. 소득 중에서도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으로 재산소득 증가 폭이 9.8%로 가장 컸다.

소득의 19%는 세금, 공적연금과 사회보험료, 이자 등 소비 이외로 지출했다. 증가율로는 세금(472만원)이 9.7%로 가장 높았다. 가구당 이자비용도 271만원으로 4.4% 늘었다.

부채도 비슷하게 늘었다. 가구의 부채는 9534만원으로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그중에 임대보증금이 2739만원으로 전년보다 10% 늘었는데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소득에서 비소비 지출(세금·연금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6032만원으로 전년(5864만원)보다 2.9% 늘었다. 2%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소득 상승률은 1%대에 그치는 셈이다.

소득분배는 더 나빠졌다.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0.325로 전년 대비 0.002p 상승했다.
중위소득 50% 미만의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도 15%를 넘었다. 둘 다 3년 만에 다시 오른 것인데, 빈부 간 소득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는 의미다.

이진만 기획재정부 복지경제과장은 "이번 조사에서 지니계수 등 주요 분배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맞춤형 일자리 지원 등 정책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