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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아니다. 진천선수촌 무기고가 털렸다?... 실탄 외부 유출 충격

영화가 아니다. 진천선수촌 무기고가 털렸다?... 실탄 외부 유출 충격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심장부인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벌어졌다. 사격장 무기고에 보관 중이던 ‘실탄’이 감쪽같이 외부로 반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대한체육회가 불과 두 달 전 국정감사 시즌에는 “이상 없다”며 큰소리를 쳤다는 점이다.

대한체육회는 18일 “추가 경위 파악 과정에서 지난 2월 무기고에 입고된 실탄 일부가 적법한 절차 없이 외부로 반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체육회는 즉각 사격장 관리자와 당시 전수조사 및 보고 책임자를 직무에서 배제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체육회의 ‘무능’ 혹은 ‘안일함’이다. 체육회는 지난 10월 무기고 전수조사 및 현장 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문제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이 발표는 거짓이 되었다. 체육회 스스로도 “당시 전수조사 단계에서 실탄 반출을 확인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보안이 생명인 무기고 관리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었음을 자인한 꼴이다.

수장인 유승민 회장도 진화에 나섰다. 유 회장은 “과거 발생한 사안의 세부 경위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점은 기관장으로서 유감”이라며 “관련자에 대한 엄정 조치와 관리 체계 개선을 통해 재발 방지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체육회는 이번 사건을 단순 실수로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025년 국정감사 후속 조치로 진행된 대한사격연맹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강력한 행정 처분을 검토 중이며, 수사 기관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