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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시간 필리버스터' 장동혁, 최장 기록 경신.."소리 없는 계엄의 일상화"

장동혁, 제1야당 대표 최초 필리버스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처리 저지

'21시간 필리버스터' 장동혁, 최장 기록 경신.."소리 없는 계엄의 일상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며 하이에크가 쓴 자유헌정론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헌정사 최초로 제1야당 대표로서 필리버스터(국회법상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세운 17시간 12분을 넘어선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8시 40분 현재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39분 필리버스터를 위해 첫 주자로 국회 본회의장 토론대에 오른 지 21시간이 지난 셈이다. 장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선 처음으로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으로, 이번 토론에서 최초와 최장 기록을 모두 세우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통과를 막아서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장 대표는 필리버스터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위헌이라는 점을 연달아 강조했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 내란특별재판부는 이름을 무엇이라고 부르든 반헌법적인 특별재판부"라며 "민주주의 국가,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이 법을 통과시키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란몰이가 실패할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며 "내란몰이가 정당한 것이라면 특별재판부가 왜 필요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우리는 소리 없는 계엄이 일상이 된 나라에서 살고 있다"며 "법에 의해 사법부를 장악하고 법에 의해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법에 의해 국민 인권을 짓밟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리없는 계엄"이라고 비난했다.

장 대표는 필리버스터가 강제 종료될 예정인 23일 오전 11시 39분까지 토론대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각오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11시 40분께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과 함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표결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만큼 강행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본회의에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상정된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불법·허위 조작 정보임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게재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토록 하는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이를 '국민 입틀막법'이라고 규정하고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