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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첫 생중계 업무보고 마무리…소통 성과·논란 교차 속 시즌2 예고

李정부 첫 생중계 업무보고 마무리…소통 성과·논란 교차 속 시즌2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해양경찰청)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李정부 첫 생중계 업무보고 마무리…소통 성과·논란 교차 속 시즌2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李정부 첫 생중계 업무보고 마무리…소통 성과·논란 교차 속 시즌2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해양경찰청)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한재준 기자 = 사상 처음으로 전 과정이 생중계된 이재명 정부의 첫 부처 업무보고가 마무리됐다. 대통령이 직접 국정과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정책·예산을 즉석에서 지시하는 장면이 국민에게 공개되며 '국민주권정부'의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 등 일부 지시를 두고 즉흥성이 부각되면서 국정운영이 퍼포먼스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에 대한 공개 질책이 '망신 주기'로 비쳤다는 지적도 있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1~12일과 16~19일, 총 6일간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모든 과정은 1780분간 생중계됐다. 이 대통령은 23일 해양수산부를 끝으로 19부·5처·18청·7위원회 등 228개 기관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무리했다.

'만기친람·사이다' 리더십…소통 체감도는 상승

생중계 업무보고는 정책 결정 과정을 국민에게 그대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대통령이 각 기관의 지시 사항 이행 여부를 직접 점검하고, 현장에서 질책과 칭찬을 병행하며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기관별 애로사항을 듣고 즉각적인 해결을 지시하는 이른바 '사이다' '만기친람'식 리더십도 주목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과정에서 우주항공청 발사 예산 지원, 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 도입 등을 즉시 지시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서는 "잘못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며 강한 경고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공개 행정은 여론에도 반영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 긍정 평가 이유로 '소통·국무회의·업무보고'가 1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환단고기·탈모약 논란…즉흥 지시의 한계 노출

반면 생중계는 대통령 발언 하나하나가 쟁점화되는 결과도 낳았다. 이 대통령이 업무보고 도중 언급한 '환단고기' 발언은 야권의 역사관 공세로 이어졌고, 대통령실이 "연구를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상황으로 번졌다.

윤석열 정부 당시 임명된 기관장에 대한 공개 질책도 논란이 됐다. '책갈피 외화 반출' 보고가 미흡했다며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임기 문제까지 거론되자 '전 정부 인사 망신 주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 지시 역시 대표적인 논쟁 사례다. 건보 재정 부담이 큰 상황에서 생명과 직결되지 않은 치료제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료계와 환자단체의 지적이 이어졌다. 대통령의 즉흥적 판단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가 즉흥적이지만은 않다"며 "생활밀착형 정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보여주고 싶은 대통령의 의지"라고 말했다.

중국 어선 강경 대응 주문…업무보고 '시즌2' 예고도 "6개월 뒤 다시"

업무보고 마지막 날인 23일, 이 대통령은 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서 중국 어선 불법조업 문제에 대해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불법조업을 하면 엄청난 불이익이 따른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시켜야 한다"며 벌금 상향과 체계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수부와 해양경찰청은 관련 입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다시 6개월 후에 해보고, 그때는 다른 방식으로 체킹해 보겠다"며 생중계 업무보고 '시즌2'를 예고했다.
형식적인 업무보고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첫 생중계 업무보고는 소통과 투명성이라는 성과를 남겼지만, 동시에 공개 행정의 한계와 대통령 권한 행사 방식이라는 과제도 드러냈다. 6개월 뒤 예고된 '시즌2'가 이 실험을 제도화할지, 논란을 반복할지는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