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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사상 첫 4500달러 돌파…베네수 위기·美금리인하 기대감

금값 사상 첫 4500달러 돌파…베네수 위기·美금리인하 기대감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금을 진열하는 모습. 2025.12.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 금값이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500달러 선을 넘어섰다.

24일(현지시간) 오전 8시 28분 기준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 상승한 온스당 4541.3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은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간 기준으로 72% 뛰면서 1979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기록적인 한 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값 상승의 주된 동력은 지정학적 불안이다. 미국이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 유조선들에 대해 '해상 봉쇄'를 단행하면서 양국 간의 마찰이 격화했고 안전 자산으로서의 금의 매력이 더욱 부각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0.4% 하락하며 약세를 보인 점도 금 수요를 자극했다. 국제 시장에서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유로·엔 등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들 입장에선 금의 실질 구매 가격이 낮아지는 착시 효과가 발생해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내년에도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는 낮아지고 달러가 약세를 보일수록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인 금의 투자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특히 차기 연준 의장이 내년 6월 취임하면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금리 인하로 달러가 더 떨어져 금과 같은 실물 자산의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JP모건 글로벌 리서치는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 금 시장은 단순한 투기를 넘어선 '구조적 재평가' 단계"라며 내년 말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