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이게 전통?" 실적 냈더니 떡 강요… 안 돌리자 '집단 패싱'

"이게 전통?" 실적 냈더니 떡 강요… 안 돌리자 '집단 패싱'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성과를 냈지만 돌아온 건 축하가 아닌 '떡을 돌리라'는 암묵적 압박이었다는 한 보험설계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JTBC '사건반장'에는 30년 경력의 60대 보험상담사 A씨의 제보가 소개됐다. A씨는 넉 달 전 현재 회사로 옮긴 뒤 빠르게 업무에 적응했고, 이달에는 실적 3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문제는 실적 발표 이후 벌어졌다. A씨에 따르면, 담당 실장은 "입사한 지 넉 달이 됐는데 아직 떡을 안 돌렸냐"며 "우리 사무실은 매달 실적 상위자가 돌아가며 떡을 돌리는 전통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A씨는 "이번 달 실적 3위를 한 건 처음이었고, 1·2위는 늘 같은 분들이 차지한다"며 "그분들에게 또 떡을 요구하기 어렵다 보니, 실장이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떡을 돌리라는 식으로 말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A씨는 한동안 고민만 하다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실장이 직접 떡을 사 와 사무실에 나눠줬다고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A씨의 자리만 의도적으로 제외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실장 바로 옆에 앉아 있었는데도 나만 빼고 떡을 돌렸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어 "처음엔 좋은 뜻이라면 나도 떡을 돌릴 생각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압박을 받으니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다.
내가 예민한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손수호 변호사는 "실적이 좋을 경우 개인에게는 성취지만 조직 내에서는 경쟁 관계이기 때문에 분위기를 완화하려는 취지로 이런 문화가 생긴 것 같다"면서도 "강요하거나 불편함을 주는 방식이라면 그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지적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 역시 "성과를 냈다면 자발적으로 떡을 돌릴 수도 있고,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특정인을 배제하는 행동은 지나치게 유치하고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seoji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