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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현대판 매관매직… 3억7725만원 금품수수 확인"

특검 '180일 수사' 결과 발표
"대통령 배우자의 권한 남용
공적시스템 크게 훼손" 비판

"김건희, 현대판 매관매직… 3억7725만원 금품수수 확인"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민중기 특별검사(오른쪽)가 180일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브리핑실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은 김 여사가 대통령 배우자 신분을 이용해 금품을 수수했으며 인사와 공천에도 폭넓게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공식 지위·권한 없이 대통령 버금가는 지위를 향유한 '대통령과 정치공동체'라고 밝혔다. 이로써 정권 교체와 함께 출범한 3대 특검은 모두 종결됐다.

■"김건희, 현대판 매관매직"

특검팀은180일간의 수사 결과를 29일 발표하면서 "대통령 배우자가 국민 눈길이 미치지 않는 장막 뒤에서 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역사책에서나 볼 법한 '현대판 매관매직'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7개 혐의에서 각종 청탁과 함께 모두 3억7725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받은 이우환 화백 그림 1억4000만원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건넨 반클리프 아펠 등 귀금속류 합계 1억380만원 △통일교 측의 8293만원 상당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목걸이 △서성빈씨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 3990만원 등이다. 민 특검은 "대통령 배우자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 대한민국 공적 시스템이 크게 훼손된 것을 여러 사건에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 2일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개시한 특검팀은 구속기소 20명을 포함해 이 사건에 관여한 66명을 재판에 넘겼다. 김 여사는 헌정사 최초로 전·현직 영부인으로서 구속, 구속기소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러나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서 김 여사의 개입을 확인하지 못했다. △집사 게이트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종묘 차담회 의혹 △해군 선상파티 의혹 △대통령실 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 △김건희 셀프 수사 무마 의혹 등도 마무리 짓지 못하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사건을 이첩키로 했다.

수사 과정에서 잡음도 일었다. 파견검사 40명이 정부의 검찰청 해제에 반발해 '복귀 항명'을 했으며 민 특검의 '내부자 거래 의혹', '통일교 편파 수사 의혹'도 논란이 됐다.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수사 때는 양평군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여사 변호인 측은 이에 대해 "수사는 말로서 종결되는 게 아니라 종국에는 법정에서 증거로 완성된다"며 "기소된 사건들은 오직 기록과 증거, 법리에 따라 재판을 통해 엄정히 판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이 과장되거나 정치적 프레임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절차적 정당성과 방어권이 철저히 보장되는지 끝까지 점검하며 성실히 재판에 응할 것"이라고 했다.

■3대 특검 종료에도 '여진' 지속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이어진 정권 교체로 헌정사상 처음 동시 가동된 '3대 특검'도 김건희 특검팀 수사 종료와 함께 막을 내렸다. 3대 특검은 150∼180일의 수사 기간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총 24명을 구속하고 121명(중복 인원 제외)을 법정에 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여론조사 수수,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등으로 3대 특검에서 총 7차례 추가 기소됐다.
대통령보다 앞선 권력이란 뜻에서 '브이 제로'(V0)라고까지 불린 김 여사는 자신을 직접 겨냥한 김건희 특검팀에서만 3차례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특검 수사는 끝났어도 사건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은 3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미진한 부분을 담은 2차 종합특검을 공식화했고,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특검도 예고된 상태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