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8개국에 관세 부과 방침
'셀 아메리카' 이어질지 불확실
현실화땐 美성장률 1%p 감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유럽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부과 방침을 "100% 실행한다"고 재확인하면서 외교갈등이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로 번지고 있다. 동맹국까지 압박 대상으로 삼은 트럼프식 통상전략이 달러와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셀 아메리카' 논쟁도 재부상했다.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간) 미국 NBC 인터뷰에서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을 실행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이다. 100%"라고 답했다.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점령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덴마크 및 그린란드 대표단과 영유권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후 덴마크는 그린란드에 병력을 증파했다.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7개국도 덴마크 지지를 선언하며 훈련병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에 트럼프는 유럽 8개국 수입품에 2월 1일부터 10%, 6월 1일부터는 25% 관세를 적용하며 그린란드 매입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자 올로프 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930억유로(약 160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 관세 패키지를 이르면 다음 달 7일부터 발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휴장이었으나 S&P500과 나스닥 선물은 1% 안팎 하락했고, 달러인덱스(DXY)는 99.05로 0.35% 떨어졌다. 동맹국을 향한 관세 압박이 주식과 달러에 부담을 준 것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4월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S&P500이 이틀 만에 12% 급락하고, 미 국채 투매로 금리가 급등했던 '셀 아메리카' 국면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프란체스카 포르나사리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 외환솔루션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자산을 어떤 형태로 보유해야 할지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자금력도 변수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유럽은 약 8조달러(약 1경1810조원) 규모의 미국 주식과 채권을 보유한 최대 채권자 집단이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글로벌 외환리서치 책임자는 "서방 동맹의 지경학적 안정성이 흔들릴 경우 유럽이 계속 채권자 역할을 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경제의 성장세와 대체투자처 부족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적잖다.
실물경제 충격 가능성도 제기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유럽 8개국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이 보복할 경우 2027년 초 기준 미국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1%p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 성장률은 올해 2.6%로 둔화돼 팬데믹을 제외하면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성장률을 석달 전보다 0.2%p 상향한 3.3%로 제시하며 비교적 낙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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