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회사채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던 채권 개미들이 주식시장으로 갈아타면서 회사채 시장이 뒤숭숭하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물론 개인투자자들까지 주식 시장으로 몰리면서 회사채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2월 6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56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 1조583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규모를 뛰어넘으며 수급의 주체로 부상했던 개미투자자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밀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 낮아진 고금리 메리트, 대외 불확실성 등이 회사채 투자 열풍을 수그러들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연초부터 사상 최고점 경신을 이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채권 시장 매력이 반감됐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회사채에 투자를 했던 개인투자자들의 간접 투자도 줄었다. 같은 기간 자산운용사(공모)가 순매수한 회사채 규모는 2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4508억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자산운용사들이 회사채 ETF 설정을 줄인 결과다. ETF의 투자 주체가 대부분 개인 투자자에 해당한다. 결국 개인투자자의 간접투자도 감소한 셈이다.
이 외 기관투자자도 회사채 시장을 외면했다. 연초 이후(1월 1일 ~2월 6일) 개인투자자를 포함해 은행, 기금공제, 국가 지자체, 기타법인 등 전체 투자자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145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매수 3조5661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규모다.
자연스럽게 회사채 발행 시장의 '연초 효과'는 시들해졌다. 통상 1월은 연기금과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의 자금 집행이 본격화하며 회사채 발행이 활기를 띠는 시기지만, 시장 분위기는 급랭했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AA- 기준 회사채 3년물과 국고채 3년물 간 크레딧 스프레드는 지난달 15일 47.6bp에서 이달 6일 52.9bp(1bp=0.01%p)로 확대됐다.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는 기업과 금융권의 자금조달 여건이 이전보다 위축됐다는 신호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 반도체 중심의 경기 회복과 주식 활황, 비우호적인 채권 수급 여건이 맞물렸다"면서 "이에 크레딧 시장 투자심리도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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