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업들이 유동화증권 시장에서 조달을 늘려나가고 있다. 기업들은 대출채권은 물론 카드대금채권을 적극적으로 유동화증권의 기초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의 조달 다각화라는 해석도 있지만, 기업들의 그림자금융이 빠르게 늘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대출채권 유동화는 16조원으로 전년 대비 43.3% 증가했다.
A급 이하 신용등급 기업을 중심으로 대체 자금조달 수요가 확대되면서 대출채권 기초로 삼은 유동화증권이 늘었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기업들의 대체자금 수단으로서 유동화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 증권(P-CBO)은 전년 대비 11.5% 늘어난 5조6000억원어치가 발행됐다. P-CBO는 중소 및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규모 및 유관기관의 정책기조와 밀접하게 연계된다.
P-CBO는 기업신용도가 낮아 직접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의 회사채를 신용보증기관 등의 정책금융기관이 신용보증해 신용도를 지원한다. 이후 해당 증권을 시장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중소 기업들의 자금난은 P-CBO 발행 규모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우량한 기업들 역시 유동화증권에서의 자금조달을 늘렸다. 법인회원에 대한 카드대금채권 유동화 발행 규모는 33조6000억원으로 전년(26조3000억원) 대비 27.6% 증가했다. 이응준 한신평 연구원은 "카드대금채권 유동화는 일반적으로 카드사들의 채권 Book-off(매각) 및 법인 회원들의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주요 참여사는 현대카드,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이다.
그는 "법인회원 신용등급 기준으로는 A1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A2 등급과 함께 대부분의 비중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봉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기업구매대금채권 유동화는 기업의 유동성 관리를 위한 발행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크게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홈플러스 기업구매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약 4000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이 부도처리 됐다"면서 "이에 신용도가 비우량 기업들의 기업구매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유동화증권 발행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카드대금채권 유동화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제표에 보이지 않는 비차입금 부채성 조달을 늘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비차입금 부채성 조달이란 재무제표상 부채 혹은 차입금으로 인식되지 않는 형태의 조달거래이다. 이는 '차입금'과 '기타채무, 부외부채, 자본 등 타 항목'과의 중간적 양면성을 띠고 있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구매카드(카드매출채권) 유동화는 차입금으로 계상되지 않는 주요 차입 성격의 부채"라며 "회계상 부채로 계상됨에 따라 부채비율, 자기자본비율 등 재무구조 지표에 영향이 없지만 차입금이 아닌 기타금융부채로 분류돼 총차입금, 순차입금 기반 지표에는 변화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즉 카드매출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해도 총차입금, 순차입금은 늘어나지 않는 구조다.
이어 "비차입금 부채성 조달이 반복적으로 활용돼 규모가 과도하게 커질 경우 재무안정성 지표만으로는 기업의 실질적인 상환부담 및 재무위험을 과소평가할 우려가 있다"면서 "리파이낸싱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자금경색과 신용등급 하락의 연결 고리로 작용할 수 있어 관련 거래는 신용평가에서 주요 모니터링 요소"라고 지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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