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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빗썸 오지급 '쇼크', 가상자산 안정성 대폭 강화를

62만원 지급, 63조 코인으로 둔갑
허술한 내부통제 정비해 재발 막길

[사설] 빗썸 오지급 '쇼크', 가상자산 안정성 대폭 강화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이벤트를 통해 당첨자들에게 현금 2000원~5만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시스템 오류로 단위가 '원'이 아닌 'BTC'가 입력돼 1인당 2000억원이 넘는 총액 약 64조 원의 수량이 오지급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빗썸 측은 전체 오지급 물량의 99.7%에 달하는 61만 8212개 BTC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모습.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 빗썸 사태로 촉발된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점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9일 시스템 구조 문제로 드러난 가상자산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시장 이용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의 효과적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빗썸에서 62만개, 시가 63조원 상당의 '유령 비트코인'이 오지급된 사태 이후 나온 강력한 대응이다.

금감원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대응은 시의적절하다. 그 수위도 예전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당장 가상자산과 연관된 이해관계자들은 불리하겠지만, 길게 보면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를 위해서도 지금 특단의 조치가 보약이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의 14배가 넘는 물량이 장부상으로 생성돼 거래됐다는 점을 누가 납득하겠나. 거래소 내부통제 시스템의 허점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이벤트 당첨금 62만원을 지급하려던 것이 62만개 비트코인으로 둔갑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다.

직원의 단순한 실수라고 넘어갈 수 없다. 금액 규모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직원의 실수로 엄청난 금액 사고가 터질 수 있다면 더욱 규제 틀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밖에 안 된다. 이번 빗썸의 오지급 과정에선 어떠한 안전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 가상자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것도 큰 문제다. 새로운 거래 수단으로 정착되려는 초기에 이런 사태가 터져 앞으로 법제화하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대형 사건이 터진 이후 해야 할 과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탄탄하게 정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거래소 전반에 대한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 빗썸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다른 거래소에서도 유사한 취약점이 있을 수 있다. 모든 거래소를 정밀 검증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줬다. 그만큼 금융당국이 거래소의 현장과 내부를 안이하게 관리해왔다는 말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가 따라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가상자산 2단계 법안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 확인한 것처럼 가상자산을 관리하는 내부통제를 느슨하게 규정하는 것은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큰 교훈을 얻은 셈이다. 강력한 내부통제 기준 마련을 의무화하고, 장부와 실물자산 간 검증체계와 인적 오류 제어장치 등을 철저히 구축하도록 법안에 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가상자산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경계해야 한다.
날로 거래가 늘어가고 이미 글로벌화된 가상자산 시장을 위축시켜서도 안 된다. 시장 활성화를 장려하면서 안정성을 확보하도록 제도를 가다듬어야 한다. 빈틈이 없으면서도 유연성을 잃지 않는 규제 체계를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