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 13개월 만에 최소
지방기업 외면, 일자리 미스매칭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채용 게시판 앞에서 방문객들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 증가폭이 13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15세 이상 취업자 수가 2798만여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10만여명 증가에 그친 것이다. 취업시장을 주도했던 고령층 일자리가 한파 영향으로 줄어든 탓이 크다고 하지만 전 연령층이 다 같이 침체 터널에 갇혀있는 현실은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회의 주축이 돼야 할 청년층은 갈수록 실업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18만명 가까이 줄었다. 고용률은 43.6%로 1년 전보다 1.2%p나 하락해 1월 기준으로 2021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지옥 같은 입시 전쟁을 치르고 졸업장을 손에 쥐지만 갈 곳을 못 찾는 무기력한 청년들이 계속 방치되면 저성장 극복도 요원하다. 청년 실업 문제는 국가와 기업, 학계 전체가 머리를 맞대야 할 중대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인공지능(AI)발 고용 축소도 주시할 대목이다. 지난달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 10만명 가까이 취업자가 줄었다.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데이터처는 AI 발전으로 전문서비스업 신입 직원 채용이 둔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AI의 현장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일자리 상당수가 AI로 대체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선 AI발 대규모 해고 사태가 이미 시작됐다.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1만4000명 감축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3개월 만인 지난달 말 다시 1만6000명 감축 방안을 발표해 충격을 줬다. 전체 사무직 35만명의 10%에 달하는 3만명이 해고 통지를 받은 것이다. 회사 측은 빈자리를 AI로 메우고 기존 인건비를 AI에 투자해 생산성을 더 높일 것이라고 했다. 이런 기류는 아마존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국내 기업들에서도 AI의 영향력이 거세질 것이다. 정규직 노조가 강한 기업에선 채용 문을 닫는 방법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청년 취업은 바늘구멍처럼 더 좁아진다. AI로 사라지는 일자리만큼이나 AI 신산업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신산업이 결실을 맺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막중한 책임감으로 지원에 나서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청년들은 갈 곳을 못 찾는데 중소기업은 만성 인력난에 시달리는 미스매칭 문제도 적극 풀어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날 발표한 '지방 중소기업 지원정책 관련 의견조사'에 따르면 수도권과 지방을 막론하고 중기의 경영 최대 걸림돌은 구인난이었다. 수도권 기업의 69.7%, 비수도권 기업의 66.2%가 인력난을 호소했다.
기업들은 수도권을 떠나지 않으려 한다. 기업 99.5%는 "이전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답했는데 이유는 인력난이다. 지방으로 옮기면 인력 이탈이 우려되는데 지역에서 인력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이다. 정부의 균형발전 지원책은 이를 감안해 보강돼야 한다. 이와 함께 벌어질 대로 벌어진 대·중소기업 간 임금·복지 양극화 해법도 다각도로 찾아야 할 것이다. 대기업 노조의 지나친 임금 인상 요구는 자제될 필요가 있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결국 기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그룹 총수들을 청와대에 불러 청년·지역 일자리 창출을 당부했다. 기업이 고용을 늘리려면 이익이 나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왕성한 영업으로 돈을 잘 벌도록 팔을 걷어붙이고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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