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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63%·딸기 103%↑…6년 새 2배 뛴 설 차례상, 누적 인상에 '허덕'

사과 63%·딸기 103%↑…6년 새 2배 뛴 설 차례상, 누적 인상에 '허덕'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구매하고 있다.2026.2.11 ⓒ 뉴스1 오대일 기자


사과 63%·딸기 103%↑…6년 새 2배 뛴 설 차례상, 누적 인상에 '허덕'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 뉴스1 오대일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차례상을 차리려고 사과, 배, 조기, 달걀, 소고기 등 꼭 필요한 것만 샀는데도 20만원이 넘게 나왔어요."

설을 맞아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 A씨(58)는 계산서를 확인한 뒤 한숨을 내쉬었다.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게 준비했을 뿐인데, 부담은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차례상에 오르는 쌀, 조기, 사과, 달걀 등 성수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명절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2%대에 머물지만, 명절 성수품 가격은 훨씬 큰 폭으로 올라 체감 부담은 더 크다.

특히 가격 인상은 단기간 급등이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몇 년간 누적되면서 체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쌀, 달걀, 과일 등 주요 품목은 2020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경우도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조사에 따르면, 6~7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대형마트가 27만1228원, 전통시장은 23만3782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누적된 인상으로 체감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분석한다.

1월 물가 2.0%라지만…조기 21%·쌀 18%↑ '지표와 체감물가 괴리'

17일 국가데이터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를 기록했다. 그러나 명절 수요가 몰리는 품목은 이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올랐다. 과일은 2.1%, 축산물 4.1%, 수산물 5.9%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차례상에 자주 오르는 품목별로 보면, 쌀은 18.3%, 조기는 21.0%, 사과는 10.8%, 달걀은 6.8%, 북어는 13.6% 각각 상승했다. 육류·축산물도 돼지고기 2.9%, 닭고기 2.7%, 국산 쇠고기 3.7%, 수입 쇠고기 7.2% 올랐으며, 달걀 가격도 6.8% 상승했다.

이처럼 성수품 가격이 물가 평균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체감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커졌다.

딸기 103%·사과 63%↑… 6년 누적 인상에 '고물가 고착'

최근 몇 년간 주요 품목 가격 인상이 누적되면서 차례상 준비 비용 부담이 눈에 띄게 커졌다. 2020년 대비 곡물은 20.8% 올랐으며, 쌀 16.8%, 현미 29.8%, 찹쌀 34.4%, 보리쌀 98.4% 각각 상승했다.

과일류는 사과 62.9%, 배 33.5%, 귤 91.9%, 딸기 103.2%, 복숭아 51.6% 상승했고, 축산물은 달걀 42.3%, 닭고기 32.0%, 수입 쇠고기 47.2% 각각 올랐다. 수산물 역시 고등어 35.6%, 오징어 29.6%, 조기 31.0% 상승했다.

가공식품 가격도 높아졌다. 소금 76.2%, 밀가루 37.7%, 설탕 48.0%, 고추장 44.3%, 된장 40% 각각 상승했다. 단기간 급등이 아닌, 수년에 걸친 누적 상승으로 체감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은 안정적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지만, 누적 인상으로 체감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민생품목 가격 동향을 집중 점검하고, 할인지원과 비축물량 방출 등 대책의 이행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할당관세 악용과 담합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SNS를 통해 "민생물가를 확실히 챙기겠다"며 "주요 품목별 물가 상승 요인을 점검하고, 단기 요인은 즉시 개선하며 구조적 요인은 근원까지 파헤쳐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