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닝 3K 퍼펙트 삭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앞 무력시위
타석에선 무안타 침묵했지만, 마운드 오르자 92마일 '쾅'
정민태 위원 "피지컬은 넘사벽, 지나친 테이크백은 교정 필요"
KBO 전체 1순위 vs 美 진출, 요동치는 '하현승 쟁탈전'
하현승으 1일 유신고전을 끝마친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부산(기장)=전상일 기자】전국의 시선이 쏠린 기장 마운드. 그곳에는 고교야구 최고의 화두인 ‘부산고 오타니’ 하현승(3학년)을 보기 위해 모여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스피드건이 일제히 불을 뿜고 있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무려 4~5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진을 친 가운데, 하현승은 보란 듯이 완벽한 피칭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1일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2026 명문고 야구열전' 유신고와의 C조 예선 첫 경기. 사실 이날 하현승의 출발이 썩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타석에 먼저 들어선 그는 1, 2회 연타석 볼넷을 얻어내며 까다로운 승부를 펼쳤으나, 이후 타석에서는 삼진 2개를 당하며 4타석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부산고 3학년 하현승.사진=전상일 기자
하지만 그의 진짜 무대는 마운드였다. 부산고가 4-3, 살얼음판 1점 차 리드를 안고 있던 8회초. 구원 등판한 하현승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마운드에 오른 그는 유신고 타선을 상대로 2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탈삼진은 3개. 구속은 최고 149km까지 찍혔고, 백넷 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스피드건에는 92마일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1점 차 터프세이브 상황을 오히려 즐기는 듯한 여유마저 느껴졌다.
경기 후 하현승은 "올해 첫 전국대회라 초반엔 다들 긴장했지만, 1점 차 타이트한 상황에 올라와 던지다 보니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을 즐기려 한다"며 대범한 미소를 지었다.
겨우내 타자보다는 투수 쪽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체계적으로 몸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는 그의 말이 마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증명된 셈이다.
부산고 3학년 하현승.사진=전상일 기자
하현승은 현재 고교야구 유망주 중 가장 완벽한 '투타 겸업' 자원으로 꼽힌다. 본인 역시 "팀이 원한다면 투타 모두 기쁜 마음으로 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중계를 맡은 정민태 해설위원의 평가도 흥미로웠다. 정 위원은 "하현승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넘사벽' 피지컬이다. 투구 폼이 부드럽고 제구까지 갖춰 아직 힘이 완전히 붙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 위력을 낸다"고 극찬했다. 다만 "과거 안우진도 그랬듯, 손을 지나치게 뒤로 빼는 테이크백 동작이 과거 안우진보다 더 심한 경향이 있다. 이 부분은 향후 부상 방지를 위해서라도 교정이 필요해 보인다"는 냉철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제 야구계의 관심은 하현승의 향후 거취에 쏠린다. 하현승 본인은 해외 진출에 대해 "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 그저 올여름 내 몸이 얼마나 더 좋아질지 궁금할 뿐"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롯데자이언츠와 파이낸셜뉴스, 부산파이낸셜뉴스, 부산광역시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2026 명문고 야구열전이 3월 1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유신고:부산고의 첫 예선경기에서 부산고 하현승 선수가 타격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 스카우트 진영에서는 이미 작년부터 "미국 진출 시 계약금 160만 달러는 가볍게 넘길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일각에서는 "경쟁이 붙으면 200만 달러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만약 그가 국내 잔류를 선언한다면 다가오는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도 3월 1일 현재까지는 유효하다.
참고로 최근 3번의 명문고열전 대회에서 첫 경기에서 전체 1번 후보로 올라간 선수들은 예외없이 전체 1번 티켓을 거머쥔 바 있다.
미국 무대 직행일까, KBO리그 평정일까. 확률은 반반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최고 149km의 직구를 꽂아 넣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하현승을 향한 한미 스카우트들의 군침 흘리기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의 몸값도 덩달아서 조금씩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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