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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8㎡ 월세 88만원의 경고

[기자수첩] 18㎡ 월세 88만원의 경고
장인서 건설부동산부

해마다 3월이 되면 대학가도 다시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봄기운이 돌면서 활기를 띠어야 할 시기이지만 불어난 등록금과 주거비 앞에서 청년들의 마음은 가볍지 않다.

서울 마포구 신촌 일대 원룸 매물의 시세는 전용면적 18㎡(5.5평)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 안팎이다. 일부 매물의 관리비는 18만원으로 제시됐다. 월세와 관리비를 합치면 매달 88만원이 든다. 26㎡(8평) 빌라는 월세 80만원에 관리비 10만원 정도가 붙는다. 같은 면적의 오피스텔은 110만~115만원에 관리비 10만원 이상이다. 대학가에서 혼자 거주하려면 월 90만~120만원 수준의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식비와 교통비, 통신비 등을 더하면 생활비 부담은 더 커진다.

비단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가 원룸 시장은 직장을 막 구한 사회초년생, 비혼 직장인, 중장년 1인가구까지 수요층이 넓어졌다. 직주 근접과 생활 편의성을 고려한 선택이 대학가 인근 소형 주거로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낮은 보증금 구조 역시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그러나 공급 속도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결국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 부담이 개별 임차인에게 전가된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인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구의 36.1%로, 집계 이래 처음으로 800만가구를 넘어섰다. 1인가구 증가는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청년월세 지원을 이어가고 청년안심주택 공급 확대 방침도 밝히고 있다. 보증금 지원과 공공임대 물량 확대 계획도 제시됐다. 일정 부분 의미 있는 정책이지만 이 또한 소득요건과 대상 기준에 묶여 있어 실제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다. 눈앞의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조치일 뿐 시장 전반의 임대료 구조를 조정하는 접근과는 거리가 있다.

문제는 정책 논의의 무게추가 여전히 아파트 시장에만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거래제한과 대출규제, 장기적인 주택공급 확대가 반복적으로 거론된다.
물론 주택 유형에서 아파트 비중이 높은 만큼 관련 정책은 중요하다. 그러나 가구 구조가 빠르게 1인가구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원룸·빌라·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비 문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나고, 그 결과 주거 불평등은 더욱 심화된다. 아파트 시장 관리 못지않게 소형 주거시장 역시 긴급하고 핵심적인 정책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

en130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