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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너지 장관 한마디에… 국제유가 폭락

"유조선 호위 성공적" SNS 글
곧 삭제됐지만 장중 19% 급락
당국 "해군, 상업 선박 호위 안해"

미국 에너지 장관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로 인해 유가가 유례없는 폭락세를 기록하는 등 시장이 큰 혼란에 빠뜨렸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하나로 유가가 폭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을 쳤다고 보도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이 시장 요동을 일으켰다. 그는 "미 해군이 글로벌 시장으로의 석유 흐름을 보장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성공적으로 호위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공급 쇼크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9% 급락하며 배럴당 76.73달러까지 떨어졌다. 단 10분 만에 석유 관련 ETF 시가총액 8400만달러(약 1100억원)가 증발했다.

그러나 이 게시물은 몇 분 만에 삭제됐다. 미 정부 당국자는 "에너지부 직원의 실수로 캡션이 잘못 달린 영상이 게시된 것"이라며 "현재 해군이 상업용 선박을 호위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부인했다.

미즈호 증권의 상품 전문가 로버트 요거는 이를 두고 "용서받을 수 없는 치명적 실수"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잘못된 정보로 인한 폭락분은 일부 회복됐으나, 이날 WTI 선물은 전날보다 12% 하락한 83.45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주 유가는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8일 배럴당 119.48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이틀 만에 고점 대비 36%나 빠졌다. 금융시장 전체가 '전쟁의 안개'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했다. S&P 500(-0.2%)과 다우 지수(-0.1%)는 장중 상승 반전하기도 했으나, 결국 하락 마감했다. 샌디스크, 마이크론 등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은 3% 이상 올랐으나 시장 전체의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란에 대해 "역대 가장 강력한 공습"을 예고했고, 이란 외무장관은 "휴전 협상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석유 및 가스 산업이 직면한 사상 최대의 위기"라며 "에너지 흐름 차단이 길어질 경우 시장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