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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세대 반도체 자율형 공장’ 구축 경쟁

"2030년 목표" 청사진 제시
생산·제조 고도화, 주도권 변수로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 구현
삼성, AMR·휴머노이드 로봇 투입
SK, AI로 유지보수 시간 50% 단축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맞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반도체 자율형 공장(무인 공장·Autonomous FAB) 구축 경쟁에 돌입했다. 양사 모두 2030년까지 디지털 트윈과 휴머노이드 로봇 기반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반도체 업계는 생산·제조 고도화가 시장 주도권을 가를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세대 반도체 자율형 공장’ 구축 경쟁
송용호 삼성전자 AI센터장(부사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 현장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링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평택 1공장에 디지털 트윈 구현

송용호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AI센터장(부사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AI로 반도체 제조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자율주행 로봇(AMR)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투입된 미래 반도체 공장의 모습을 공개했다.

"설비 점검을 위해 공구를 가져다 달라"는 요청이 떨어지면 자율주행 로봇이 공구를 운반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를 전달받아 이상 징후가 발생한 설비를 점검하는 모습이 소개됐다. 이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현한 차세대 자율형 반도체 팹(공장)의 청사진이다. 옴니버스는 실제 공장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송 센터장은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을 삼성전자 평택 1공장에 구현한 사례를 소개하며, 대규모 가상 팹 환경에서 고품질 칩 생산을 구현하는 제조 혁신 시너지를 강조했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이상 징후를 신속히 감지하고 예지 정비를 자동으로 수행해 설비 복구 시간을 기존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율형 공장이 구현되면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장과 결함을 사전에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하고,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 비율)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을 'AI 자율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자재 입고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도입하고, 품질·생산·물류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반도체 제조 공정 전반에 휴머노이드형 제조 로봇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AI 팩토리' 구상이 본격화됐으며,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가 '오늘의 인기 세션'으로 선정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세대 반도체 자율형 공장’ 구축 경쟁
도승용 SK하이닉스 부사장(DT담당)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 패널 토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 "차세대 반도체 생산 시설 구축"

도승용 SK하이닉스 부사장(DT부문장)도 GTC 2026 '미래 제조 구축' 세션에 참석해 "2030년을 목표로 자율형 팹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부사장은 SK하이닉스의 자율형 팹 구축 전략과 관련해 △두뇌 역할을 하는 '오퍼레이셔널 AI' △물리적 실행을 담당하는 '피지컬 AI' △전 공정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등 세 가지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그는 "오퍼레이셔널 AI를 통해 설비 유지보수와 결함 분석 처리 시간을 50% 이상 단축했다"며 "피지컬 AI 기반 물류 자동화를 통해 부품 재고를 약 3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으로 실제 팹을 가상 공간에 구현해 생산 흐름과 설비 배치를 사전에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 부사장은 "이 세 가지 기술을 결합해 보다 빠르고 유연한 차세대 반도체 제조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맞춤형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에 따라 제조 환경이 빠르게 복잡해지고 있다며 "이제는 경험이나 규칙 기반 자동화만으로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