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찬반투표서 노조원 93% 찬성
성과급 상한제 폐지 요구, 파업 예고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주주확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삼성전자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18일 가결됐다. 조합원 8만9874명 중 6만6019명이 투표에 참여해 93.1%가 찬성했다. 노조는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한다고 예고해 놓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요구의 핵심은 성과급 상한 폐지다. 실적이 목표를 초과했을 때 초과이익의 20% 범위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게 된 규정을 바꿔달라는 것이다. 먼저 상한을 폐지한 SK하이닉스가 영향을 줬을 것이다. 회사의 중재안을 노조가 거부해 결국 파업 투표까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2024년 처음으로 파업을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첫 파업 때는 참여율이 저조했지만 이번에는 노조 가입률이 절반을 넘긴 데다 3개 노조 조직이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했다. 전체 조합원 가운데 약 5만명이 반도체(DS) 부문 소속이다. 실제로 파업이 진행될 경우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노조 측은 파업을 하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어 10조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더욱이 총파업 시기로 잡은 기간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납품할 HBM4(고대역폭메모리 6세대) 양산이 집중되는 시기라고 한다. 납품을 못하거나 지연할 경우 어렵게 확보한 고객을 놓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회사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면 미래 투자에 차질을 빚을 것은 자명하다. 삼성전자의 구조가 반도체 부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전과 모바일 부문도 있어 형평성 문제도 쉽게 넘길 수 없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사에 뒤처진 부분을 보강해 매출과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가도 크게 올랐다. 마침 파업 찬반투표가 끝난 이날은 주주총회 날이어서 미래 비전과 전략을 주주들에게 제시했다. 그러나 가전과 모바일 부문은 전망이 밝지 않아 사측은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파업 시작일이 두달 남짓 남아 있지만 어쨌든 파국은 막아야 한다. 노사가 서로 한걸음씩 양보해 타협점을 찾기 바란다. 만약 파업이 실행된다면 삼성전자만이 아니라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이 멈춘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쓰러지는 것과 다름이 없다.
더욱이 현재 대내외 여건은 최악이다. 중동 사태는 언제 마무리될지 앞날이 오리무중이다. 국제유가와 환율의 급등으로 산업 전체가 붕괴될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것도 과장이 아니다. 석유화학 산업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노조도 이런 현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안 된다.
노조 측은 "총파업 기간 중 근무하는 직원은 강제 전배나 해고 시 우선 대상으로 삼겠다"고 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노조 권한 밖에 비상식적인 위협이다. 노조원들의 선택을 강제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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