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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CBDC·원화 스테이블코인 다 쥐는 은행…'디지털 원화' 주도권 굳히나

한은 CBDC·원화 스테이블코인 다 쥐는 은행…'디지털 원화' 주도권 굳히나
CBDC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표현한 인공지능(AI) 제작 일러스트.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스테이블코인에 주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쟁 속에 정책 동력을 잃게 되면서 표류했던 한국은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이 재개된다.

CBDC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디지털 원화' 체계가 결국 은행 중심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주 중앙은행 디지털화페(CBDC) 상용화를 위한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험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2단계 실험에는 기존 7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NH농협·부산)에 더해 경남은행과 아이엠뱅크도 참여한다.

은행권은 이번 2단계 실험을 기존 서비스에 '예금 토큰'을 적용해보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자체 배달 앱 '땡겨요'와 신한EZ손해보험 여행자보험 등에 예금 토큰 결제를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단계 실험 당시엔 인프라 구축 비용 등을 은행이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던데다, 한은이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도 내놓지 않아 은행권의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본격화되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결제 사업에 진출하려는 은행들이 많아졌고, 예금 토큰 결제를 통해 이를 간접적으로 시험해보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커졌다. 1단계 실험 때보다 은행들의 참여 유인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역시 은행들의 주요 신사업 무대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를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가 지연되고 있으나, 발행 사업은 은행에 집중될 전망이다.

현재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를 준비 중인 금융당국과 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관련한 사항을 시행령에 위임하되, 은행 지분 50%+1주 컨소시엄에 우선적으로 권한을 부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예금 토큰(CBDC),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이른바 '디지털 원화' 발행 사업이 은행 중심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CBDC와 스테이블코인을 모두 '디지털 원화'로 보면, 결국 국내에서는 은행이 발행과 유통을 모두 쥐는 형태가 된다"며 "형식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은행 중심 디지털 원화 체계'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해외 국가와 대조되는 행보다. 해외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물론 CBDC 사업에도 핀테크 기업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CBDC를 국가 사업으로 꾸준히 추진해온 중국의 경우, 디지털 위안화 유통의 한 축을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맡고 있다.
기존의 알리페이·위챗페이 결제 방식과 별개로 '디지털 위안화'를 결제 수단 중 하나로 선택해서 쓸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이 아닌 일반 핀테크 및 스타트업이 발행하는 경우가 더 많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와 USDC는 각각 테더, 서클 등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기업들이 발행한 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