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후 첫 선거 불구 선거구도 정수도 미정 "답답할 노릇"
與 경선 '출처 불명 지라시' 공방에 정책배심원제 방침도 감감
(출처=뉴시스/NEWSIS)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광주·전남 6월 지방선거가 유례없는 '깜깜이 선거' 국면으로 빠져들면서 현장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40년 만의 행정통합 후 처음 치러지는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 국회의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면서 전략 수립과 후보 인선에 애를 먹고 있고, 초대 특별시장 여당 경선 과정에서는 경선 득표율 미공개로 출처불명의 지라시가 나돌고 논란 끝에 도입한 정책배심원제는 세부 가이드라인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유권자의 알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
◆ "가보지 않은 길인데 나침반도 없다"…민주당 경선 혼선
가장 큰 혼선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통합특별시장이라는 거대 지방권력을 뽑는 중차대한 경선에 내부 논란을 딛고 '투표권 없는 정책배심원제'를 도입하고도 구체적인 방침이 없어 후보들이 애를 먹고 있다.
한 경선후보 측은 24일 "권역별 정책배심원제 토론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중앙당에서 명확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아 토론회 대응과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적잖다"고 하소연했다.
1차 예비경선을 앞두고는 상당수 후보들이 "시민들이 각 후보들의 정책을 검증할 기회를 박탈 당하고 있다"며 "번개에 콩 볶아 먹듯 진행되는 졸속 경선"이라고 비판했고, 일부 후보는 "(유권자들 입장에서 보면)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깜깜이"라며 경선 불참과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경선 결과 비공개'도 집안 싸움과 깜깜이 판 키워
민주당의 폐쇄적인 경선 관리 체계도 '깜깜이 선거'의 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당규에 따라 예비경선 득표율과 후보별 순위 비공개 원칙을 유지해오고 있으나, 이 틈을 타 1차 예비경선에서 후보 6명의 개별 득표율과 순위가 적힌 '출처불명의 지라시'가 유포되면서 후보 간 공방이 극에 달했다. 여기에 '눈속임용 그래픽'까지 SNS를 통해 대거 유포되면서 유력 후보들 간의 고발전으로 까지 격화되고 있다.
결국 초반 경선전은 정책 대결보다는 네거티브에 기반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고, '경선 결과 비공개'라는 당규는 무력화됐다.
민주당은 특정 후보에게 쏠리는 '밴드웨건 효과'를 막기 위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턱없이 낮은 투표율 탓에 공개를 꺼려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비공개 방침이 되레 출마자들의 전략 수립에 장애 요인가 되고, 허위 정보를 양성화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진보 야4당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회의장 앞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비례대표 정수 확대 등 선거제 개편을 촉구하고 있다. 2026.03.13. kgb@newsis.com ◆느림보 정개특위에 "내 선거구가 어딘지도 몰라"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라 광주시의원 정수를 인구비례에 맞춰 현재 23명보다 10명 가량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논의는 하세월이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후보들은 자신이 뛸 운동장이 어디인지, 경쟁자가 몇 명이고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소위 '불완전 경선'을 치러야 할 처지다. 인구 변동이 큰 지역에서는 법 개정이 늦어져 조례조차 못 바꾸고 있다.
소수 진보 야당들은 거대 양당의 독점, 광주·전남만 놓고 보면 민주당 일극체제가 낳은 불합리한 현상으로 보고, 신속하고 전향적인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진보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진즉 확정됐어야 할 선거구가 아직까지 논의 단계에 있어 어느 후보를 어느 선거구에 출마시킬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며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 증원으로 광주 광역의원을 50명 이상으로 늘리는 방법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날 광주를 찾은 정의당 권영국 대표도 "광주 광역의원 정수를 몇 석 늘리고, 어떤 방식으로 배치할 지 아직도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어 안타깝다"며 "위헌 논란을 피하기 위해선 의석수 증원이 불가피하고 특히 비례대표는 30%로 확대하는 게 다양성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정가 관계자는 "깜깜이 선거는 무투표 당선, 자기 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쪼개는 게리맨더링과 함께 유권자 소외와 선거 무관심을 낳은 요인"이라며 "권역별 토론회를 늘려 이를 의무화하고 경선 정보는 일정 수준 투명하게 공개하고 선거구 획정도 4월 중순 전에는 꼭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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