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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스텝업 짧은 영구채 줄발행...'영구없다'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사모시장에서 영구채를 발행했지만 사실상 단기물 발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스텝업(step-up)이 1년 6개월~3년에 몰렸기 때문이다. 영구채의 스텝업은 발행 후 일정 시점에 이자율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조항으로, 기업으로선 스텝업 전에 회사채 현금 상환 혹은 차환에 나선다. 이렇다 보니 무늬만 '영구채'인 단기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달 30일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30년 만기로 영구채로 취급된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기업들이 단기간에 자본을 확충하고 재무지표를 관리하는 데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회사가 발행한 1500억원 중 1000억원어치의 표면이자율은 연 5% 수준으로 발행일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나면 200bp가 더해진다. 또 500억원어치 표면이자율은 연 5.35% 수준으로 발행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200bp가 가산된다. 이후 1년마다 50bp씩 더해지는 구조다. 사실상 1년~2년물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A+ 수준으로 우량한 신용 조건은 아니다.

같은 날 롯데지알에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도 각각 연 6%대에 신종자본증권 500억원어치씩 발행했다. 두 회사가 발행한 영구채 모두 발행일로부터 2년 6개월이 지나면 300bp가 가산되고, 이후 1년마다 100bp씩 더해진다. 롯데지알에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신용등급은 A0이다.

호텔롯데 역시 같은날 2200억원어치를 연 5.793%를 발행했다. 발행일로부터 2년 6개월이 지나면 마찬가지로 300bp가 더해지고 이후 1년 경과시 100bp가 더해지는 조건을 내걸었다.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은 AA- 수준이다.

롯데컬처웍스도 이날 발행한 1000억원 규모 영구채도 발행일로부터 2년 6개월이 지나면 250bp가 더해지고 이후 1년 경과시 50bp씩 더해진다. 롯데컬처웍스의 단기 신용등급은 A3+수준이다. 영구채 상당수가 콜옵션 구조를 감안하면 사실상 단기성 차입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에는 발행 후 5년이 지나서야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지만, 코로나19 이후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화되면서 콜옵션 개시 시점이 급격히 앞당겨졌다.
한편, 신용등급 AA0 수준인 롯데칠성음료는 공모 시장에서의 조달을 진행한다. 회사는 오는 15일께 15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요예측 흥행 시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