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금융, 부동산과 절연" 외친 당국…'최대 6억' 대출 문턱 계속 간다

"금융, 부동산과 절연" 외친 당국…'최대 6억' 대출 문턱 계속 간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4.1 ⓒ 뉴스1 임세영 기자


"금융, 부동산과 절연" 외친 당국…'최대 6억' 대출 문턱 계속 간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에 다주택 급매 안내문 등이 붙어 있다. 2026.4.1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한병찬 기자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 한 말이다.

현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최대 6억 원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규제에 7%대 고금리까지 겹쳐 다주택자 매물이 나와도 대출을 끼고 집을 사기 어려운 실정인데, 금융당국은 정책 지속성을 유지하고자 엄격하게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전날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대출을 활용한 일부 개인들의 주택 투기·투자 수요와 주택담보대출을 손쉬운 이자 장사 수단으로 인식하는 금융회사의 대출 취급 유인이 이러한 악순환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계대출 증가율 1.5%로 조이고 목표 안 지키면 '페널티'…P2P대출도 LTV 규제

이를 위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전년(1.7%)보다 더 조이고, 지난해 목표를 지키지 않은 금융회사에 대한 엄격한 페널티를 부여하기로 했다. 특히 관리 목표를 크게 초과한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올해 관리 목표를 '0%'로 설정하고, 2027년 목표에서도 추가 차감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온라인투자연계업권(P2P 대출)으로의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와 주택가격별 대출한도 규제 적용을 의무화한다.

이번 가계부채 대책은 '투기적 기대를 키우지 않는 쪽으로 대출 원칙 세워야 한다'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기조와도 궤를 같이한다.

김 실장은 지난 2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신용 팽창의 중심에 있는 아파트와 비거주 다주택의 레버리지 의존 구조를 지금처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가"라며 "공적 기반 위에서 작동하는 신용 질서는 거주 안정과 거시적 안정성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재정렬될 필요가 있다. 전환은 점진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방향은 선명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불허'…수도권 아파트 1만 2000건 올해 만기 도래

이재명 대통령이 강력히 주문한 다주택자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임차인이 있는 경우 등 주택을 즉시 매도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만기 연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수도권 아파트 1만 7000건이 대상으로, 이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아파트는 약 1만 2000건이다. 대출 연장을 중단하면, 만기 3~4개월을 앞두고 순차적으로 매물 유도 효과가 기대된다.

다주택자의 매물을 무주택자가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 조치도 마련했다. 무주택자가 다주택자가 소유한 주택(임대 중이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경우)을 올해 12월 31일까지 지자체에 토지거래 허가신청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취득하는 경우에는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최대 2년간 유예한다.

급매 나와도 현금 부자 아니면 '내 집 마련' 팍팍…"대출 규제 완화는 고려 안 해"

다만 현금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 기회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6·27 대책과 9·7 대책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최대 6억 원에 그친다.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는 4억 원, 25억 원이 넘으면 2억 원까지 밖에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사실상 '현금 부자'가 아니면 진입이 어렵다. 중동 전쟁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 선을 돌파하는 등 이자 부담도 커졌다.

그럼에도 금융위는 대출 규제 완화가 '득보다는 실'이라는 판단하에 엄격하게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요섭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실수요자의 대출이 허용돼야 (다주택자가 내놓은) 집을 살 수 있지 않냐는 문제인데, 대출 규제가 강해졌다 약해졌다 반복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안정화 지속 추진'이 잘 안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대출 규제를 풀어주면 다시 옛날처럼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 다시 가격을 받쳐주고, 주택 가격이 문제될 것이다. 이런 일이 더 이상 없게 하기 위해 대출 규제는 엄격하게 관리 강화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 국장은 "한정된 금융 재원을 어떻게 분배시킬지 문제인데, 그동안 너무 부동산에 집중됐던 재원을 줄여가는 상황"이라며 "이 재원을 기업의 생산적 금융으로 갈 수 있도록 대출 규제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