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이 미국의 중동전쟁 지원 요청에 선을 그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에게 회담 내내 모욕과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하기로 전격 합의한 하루 뒤인 지난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났다.
이번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폴리티코 유럽판은 9일(현지시간) 회담을 보고받은 유럽 당국자들을 인용해 두 사람의 회동 분위기를 '사나웠다'(turbulent)고 요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내내 뤼터 사무총장에게 화를 내면서 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이란 전쟁에 대한 지원 부족에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배석자들에게 이란이 폐쇄한 호르무즈 해협을 최대한 빨리 다시 열기 위해 동맹국들의 구체적인 행동을 원한다는 인상을 줬다고도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나토에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대통령이 말했듯 나토는 시험대에 올랐고 실패했다"며 "비록 그들이 호르무즈를 통해 미국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고 있지만 대통령은 현 시점에 나토에 아무런 기대도 없으며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토 동맹들을 거듭 비난했다. 이어 지난 1월 자신이 병합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폭풍에 휩싸였던 그린란드까지 재거론했다.
하지만, 앨리슨 하트 나토 대변인은 뤼터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회담이 엉망으로 끝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건설적이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이후 올린 소셜미디어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수준이며 나토와 개별 국가를 겨눈 구체적인 보복 조치는 담고 있지 않았다"며 "그의 이전 발언과 비교하면 한 걸음 물러선 것"이라고 전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와는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해왔다. 앞서 트럼프 집권 1기 때부터 나토 해체가 공공연히 거론됐지만 지금까지 나토가 단결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조련사'라는 별명이 붙은 뤼터 총장의 역할이 컸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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