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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女 '인조 속눈썹'에 가려진 뇌종양 신호 발견…피임 주사가 원인? [헬스톡]

30대 女 '인조 속눈썹'에 가려진 뇌종양 신호 발견…피임 주사가 원인? [헬스톡]
영국의 한 30대 여성이 인조 속눈썹을 제거한 뒤 뇌종양 의심 증상을 발견한 사연이 전해졌다./사진=‘더선(The Sun)’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한 30대 여성이 인조 속눈썹을 제거한 이후 뇌종양 의심 증상을 발견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The Sun)' 보도에 따르면, 영국 체셔주에 거주하는 제니 키프(34)는 수년간 눈 윗부분을 완전히 덮는 긴 속눈썹 연장 스타일을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2020년 6월,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속눈썹을 잠시 제거하게 되었고, 이를 본 제니의 어머니는 "오른쪽 눈이 평소보다 튀어나와 보인다"며 딸의 건강 상태를 염려했다.

이후 안과를 방문한 제니는 오른쪽 눈 뒤쪽에서 이상이 발견되어 종합 병원을 찾아 응급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제니는 뇌종양의 일종인 '수막종' 진단을 받았으며, 의료진은 제니가 17세 때부터 지속적으로 맞은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성분의 피임 주사를 종양 발생의 원인으로 추정했다.

제니는 "평소 속눈썹을 붙이고 있어 눈 모양의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며 "속눈썹을 떼지 않았다면 종양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임 주사의 위험성에 대해 단 한 번도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며 "미리 알았더라면 주사를 즉시 중단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후 제니는 두 차례의 수술을 통해 종양의 절반을 제거했으며, 방사선 치료를 거친 뒤 현재는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막종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인 수막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의미한다. 전체의 약 90%는 양성이며 제니의 사례 역시 양성에 해당한다. 다만 양성 종양이라 하더라도 방치할 경우 종양이 비대해지며 뇌의 주요 부위를 압박해 신경 손상이나 마비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제니가 겪은 안구 돌출은 종양이 시신경을 압박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상태가 악화되면 시력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종양의 발생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발현된다. 뇌압 상승으로 인한 지속적인 두통과 오심, 구토가 흔하게 나타나며 팔다리 운동 마비나 감각 저하, 시력 감퇴, 청력 소실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악성 종양의 경우에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변 뇌 조직으로 침투하는 성향이 강해 뇌부종이나 간질 발작 등 신경학적 증상이 더욱 뚜렷하게 관찰된다.

수막종은 발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완전히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수 주간 지속되거나 시력 및 청력 저하, 운동 기능 이상 등의 증상이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편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 오픈(BMJ Open)'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기반의 피임 주사를 1년 이상 장기간 사용할 경우 수막종 발생 위험이 비사용자 대비 약 5.6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또한 2024년 고용량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을 장기간 사용하면 수막종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영국 국립보건임상평가원(NICE)은 해당 약물을 고용량 혹은 장기간 사용 시 수막종 발생 가능성이 있는 부작용으로 명시하고, 수막종으로 진단될 경우 즉각적인 약물 사용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위험평가위원회(PRAC)는 해당 약물을 장기간 투여할 시 수막종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상승할 수는 있으나, 질환 자체가 희귀한 만큼 절대적인 발생 위험은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