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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호르무즈 방어임무 참여 공식화…청해부대 왕건함 파견 준비

李대통령 호르무즈 방어임무 참여 공식화…청해부대 왕건함 파견 준비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프랑스와 영국 주도로 열린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7 ⓒ 뉴스1 허경 기자


李대통령 호르무즈 방어임무 참여 공식화…청해부대 왕건함 파견 준비
지난 13일 인천항 수로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해군 구축함 왕건함(DDH-II)이 예포를 활용해 해상화력지원 시연을 하고 있다. 2023.9.15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를 위한 다국적 방어 임무 참여를 공식화했다. 중동전쟁이 종전된 이후 통항 선박의 호위 임무를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정부는 청해부대 대조영함과 임무를 교대하는 왕건함을 투입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19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호르무즈 해협 해상 항행의 자유 이니셔티브'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해협 안정을 위한 관리 메커니즘을 국제사회가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을 제안하고 한국도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대한민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약 70%를 수입하는 핵심 이해 당사국임을 강조하면서 해협 내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 대통령이 '실질적 기여'를 언급한 건 호르무즈 해협 안전 보장을 위한 다국적군 참여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 의존도가 큰 만큼 종전 이후 해상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연합 군사작전에 우리 군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정상회의 메시지에 대해 "군사 파견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전쟁이 종식되면 다자 연대를 통해 해협 안정을 보장하는 노력을 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전쟁 종전 시 다국적군 방어 임무 참여를 위해 아덴만에 주둔하는 청해부대 왕건함을 파견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왕건함은 오는 6월 초 청해부대 대조영함과 임무 교대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춘 이지스함이 4척 있지만 해당 전력은 국가 방어를 위해 상시 전투태세를 갖춰야 하는 만큼 왕건함을 투입해 지원 임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왕건함의 호르무즈 해협 방어 작전 투입을 염두에 두고 왕건함에 대(對)드론(안티드론, Anti-Drone)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등 사전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호르무즈 방어 임무에 참여한다면 왕건함이 투입될 것"이라며 "상선 보호 목적의 작전이기 때문에 이지스함은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방어 임무에 단계적으로 자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또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1~4단계로 나눠 군의 투입 등 대응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초기에는 호르무즈 해협 밖에서 지원 임무를 수행하되, 향후 해협 내부까지 침투하는 작전이 필요할 경우 국회 동의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방어 임무에) 참여를 안 할 수가 없다"라며 "호르무즈 해협 안으로 들어가서 임무를 수행할 때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미국·이란 긴장이 고조됐을 당시에도 청해부대는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페르시아만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해 국회 승인 없이 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청해부대 파견 동의안에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이라는 문구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한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공동 주재로 열린 정상회의에서는 한국을 포함해 12개국 이상이 호르무즈 항행 자유 임무에 자산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본과 중국은 회의에 대참자가 참석했고, 발언도 하지 않아 다국적군 작전 참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