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을 시작한 1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에 피해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부터 신청 기간은 7월 3일 오후 6시까지이며 1차 지급 대상 가운데 아직 고유가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은 28만3712명도 이 기간 동안 신청할 수 있다. 2026.5.18 ⓒ 뉴스1 이호윤 기자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기름값 부담 줄여준다더니 정작 차 끌고 출퇴근하는 사람은 못 받네요."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신청이 시작된 이후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지급 대상을 선별하면서 실제 체감 생활 수준과 정책 기준 사이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600만 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25만 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수도권은 10만 원, 비수도권은 15만 원, 인구감소 특별지원지역은 최대 25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번 2차 지원금은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을 기준으로 지급 대상을 선별한다. 외벌이 직장가입자 1인 가구는 월 건강보험료 13만 원 이하일 경우 지급 대상이다. 복지부는 해당 기준이 연소득 약 4430만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4인 외벌이 가구 기준으로는 건강보험료 32만 원 이하, 연소득 약 1억 682만 원 수준까지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건강보험료 기준이 적용되면서 직장가입자들을 중심으로 탈락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급 첫날부터 주민센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왜 내가 제외됐느냐"는 반응이 이어졌고,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받았지만 이번에는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서울의 한 공공기관에 다니는 김 모 씨(34)는 신청 알림을 받고 대상 여부를 조회했다가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결과를 확인했다. 김 씨는 "연봉이 아주 높은 것도 아닌데 건보료 기준 때문에 빠졌다고 하더라"며 "매달 건보료는 꼬박 내는데 정작 지원은 못 받으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내가 정말 상위 30%인지 모르겠다", "건보료 내는 직장인만 손해 보는 구조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방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정책 취지와 실제 기준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울산의 한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박 모 씨(41)는 "지방은 자차 출퇴근이 사실상 필수라 기름값 부담이 훨씬 크다"며 "정작 유류비 영향을 많이 받는 직장인들은 제외되고 차가 없는 사람도 지원금을 받는 걸 보면 왜 이름이 '고유가 피해지원금'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고액 자산가 기준과 직장가입자 기준 사이 형평성 문제도 거론하고 있다. 정부는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 12억 원 초과 또는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 가구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금융소득 2000만 원 기준은 코로나 재난지원금 당시와 동일한 수준이 유지되면서 건강보험료 기준만 상대적으로 강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지원금은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보다 지급 대상 범위도 축소됐다. 정부는 지난해 소비쿠폰 2차 지급 당시 국민 90%를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70% 지급 기준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정책 특성상 일정 규모의 제외 인원 발생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100%를 지급 대상으로 하지 않는 이상 받지 못하는 인원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소비쿠폰은 2차 때 90% 지급이었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70% 지급으로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생활수급자뿐 아니라 중산층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 결과 70% 수준으로 결정됐고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된 만큼 규모를 바꾸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선별하다 보면 실제 체감과 간극이 생길 수 있다"며 "회사에 다니면서 월급을 받고 건강보험료를 꾸준히 내는 경우 생각보다 상위 30%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90%와 70%는 체감 차이가 상당히 크다"며 "국민들이 '내가 왜 탈락했느냐'는 부분에서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행안부는 건강보험료가 신속한 대상 선별을 위한 현실적 기준이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건강보험료는 전 국민 가입 자료를 활용할 수 있어 추가 시스템 구축 없이 신속한 대상 선별이 가능하다"며 "고유가·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중산층 부담을 덜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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