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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안 정했슈", "뻔하잖여"…'스윙보터' 대전 표심은 어디로

"비상계엄 문제도 있고 국힘 안 찍을 것" vs "너무 민주당 한쪽으로 쏠리면 안돼" 상인들 "대전에 돈 많이 가져오는 후보 선택"…'과학도시' 정체성 살리는 후보 지지 목소리도 전·현직 시장 허태정·이장우가 내세우는 '온통대전'·'0시 축제' 놓고선 시민들 평가 엇갈려

[르포] "안 정했슈", "뻔하잖여"…'스윙보터' 대전 표심은 어디로
"비상계엄 문제도 있고 국힘 안 찍을 것" vs "너무 민주당 한쪽으로 쏠리면 안돼"
상인들 "대전에 돈 많이 가져오는 후보 선택"…'과학도시' 정체성 살리는 후보 지지 목소리도
전·현직 시장 허태정·이장우가 내세우는 '온통대전'·'0시 축제' 놓고선 시민들 평가 엇갈려

[르포] "안 정했슈", "뻔하잖여"…'스윙보터' 대전 표심은 어디로
'대전시장 누가 될까' (출처=연합뉴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김소연 기자 = "일을 잘하면서도, 사기 치지 않을 사람 뽑아야지…"
6·3 지방선거를 2주 앞둔 지난 20일 대전 동구 중앙시장.

대전시장으로 누구를 뽑을지 결정했느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노점에서 가방을 판매하는 한 60대 상인은 "아직 못 정했다"면서도 "투표는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은 역대 선거 때마다 여야를 넘나드는 전략적 투표로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으로 불린다.

문재인 정부 집권 1년 만에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대전시와 5개 구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지만, 4년 뒤인 2022년 선거에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라는 '허니문 효과'에 힘입어 대전시와 유성구를 제외한 4곳(동구·중구·서구·대덕구)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민선 7기 대전시장을 지냈던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와 현 시장인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가 4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인다.

[르포] "안 정했슈", "뻔하잖여"…'스윙보터' 대전 표심은 어디로
지난 20일 방문한 대전 중앙시장 (출처=연합뉴스)


어느 한 정당이나 진영에 몰아주기를 하지 않는 지역 성향을 방증하듯, 중앙시장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 다수는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시장 상인들은 진영이나 정당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라고 입을 모았다.

시장 입구에서 풀빵을 파는 유모(70·여)씨는 "시장이 다 죽었다. 저기 앞집, 저 옆의 집도 종일 손님이 없고, 나도 장사를 하려고 나와 있는 게 아니라, 이 노점이 언제 철거될지 몰라 가슴 졸이며 지키고 서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씨는 "누가 시장 후보로 나왔는지도 잘 모르지만, 젊은 사람들이 재미나게 일할 수 있도록 활기찬 전통시장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시장 바로 앞 역전시장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57·여)씨도 "누가 되든 역세권 개발을 조속히 추진하고, 대전충남 통합도 해서 대전에 돈이 많이 모이게 하는 사람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시장인 이장우 후보와 바로 직전 시장을 역임한 허태정 후보가 각각 대표적인 시정 성과로 내세우는 '0시 축제'와 지역화폐 '온통대전'을 놓고서는 시민들 사이에 반응이 엇갈렸다.

김모(70·여) 씨는 "0시 축제 때문에 우리 같은 노점상들은 짐을 주차장에 처박아 두고 열흘 동안 장사를 쉬어야 했다"고 했지만, 채소 가게 주인인 박씨는 "대전에 대표 축제가 있으니 사람도 많이 모이고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온통대전에 대해 일부 시장 상인들은 "사람들이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에서 돈을 쓰게 하니까, 아무래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지만, 떡볶이와 순대 등을 파는 40대 중반의 한 분식점 주인(여)은 "카드 대신 현금을 주로 받는 노점 특성상 별다른 정책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르포] "안 정했슈", "뻔하잖여"…'스윙보터' 대전 표심은 어디로
지난 20일 방문한 대전 중앙시장 (출처=연합뉴스)


유성구 충남대 캠퍼스에서 만난 20∼30대는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는 못했다면서도, 자신만의 '투표 포인트'를 제시했다.

충남대 학생회관 앞에서 만난 바이오계열 박사과정생 임모(30·남) 씨는 "아직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보지는 못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바이오계열 과학 관련 기업이 대전에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과학도시 대전'의 정체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학 졸업반인 강모(31·여) 씨도 "아직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지금 트램도 건설하고 있고, 최근에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옹벽 문제도 있지 않았나. 교통 등 인프라 확충에 더 신경 쓰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마음의 결정을 끝냈다는 시민들도 만날 수 있었다.

대학원생 김모(26·여) 씨는 "국민의힘은 찍지 않을 것"이라며 "비상계엄 문제도 있고, (국민의힘 소속 시장 때 생긴) 0시 축제와 바뀐 대전시 슬로건도 별로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궁동 로데오거리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만난 이 커피숍 운영자 이모(34·여) 씨는 "국민의힘 (후보)을 뽑을 예정"이라며 "너무 한쪽 당으로 쏠리면 안 된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앙시장에서 열대어 전문점을 운영하는 강모(51·남) 씨는 "대통령이 힘을 받아야 하니 여당 후보를 밀어줄 것"이라면서도 "이장우 대전시장이 힘있게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있는데, 허태정 후보는 그런 부분이 약해 걱정"이라고 했다.

'누가 되든 상관없다'며 기성 정치권에 염증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었다.

번화가인 서구 둔산동 거리에서 만난 조모(36·남) 씨는 "결과가 뻔히 예상돼서 재미가 없다"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도 지방선거 관련 질문에 "대선 빼고는 관심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중앙시장의 한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모여 점심을 먹던 70대 남성은 "어차피 누가 돼도 똑같다. 나는 이번 선거에서 기권할 것"이라며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르포] "안 정했슈", "뻔하잖여"…'스윙보터' 대전 표심은 어디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출처=연합뉴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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