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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거안정, 관계부처 협업에 있다

[기고] 주거안정, 관계부처 협업에 있다
조일진 도시이야기 대표
지난 5월 14일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수도권 주택건설 현장 관계자 타운홀 미팅에 참석했다. 장관을 비롯해 관련 부서 담당자들이 100명의 현장 관계자를 만나 주택 공급이 왜 막히고 있는지, 어떤 제도·정책이 필요한지 듣는 자리는 매우 이례적이었다. 무엇보다 실제 애로사항을 파악해 정책으로 연결하려는 진심이 느껴졌다.

이날 현장의 건의는 크게 네 방향이었다. 첫째, 금융이다. 비 아파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중도금·잔금대출 등 공급 전 과정에서 자금 조달이 막혀 있다는 호소가 많았다. 둘째, 세제이다. 소형 오피스텔 등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는 주거의 경우 주택 수 제외 기준을 현실화하고 일몰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음으로 공공매입과 인허가 개선이다. 신축매입 약정가격 현실화, 지자체 그림자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있었다. 넷째, 비 아파트 공급모델 다양화다. 비 주거 건축물의 주거 전환, 민간 장기임대주택 육성 등 단기간에 공급 가능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현재 시장의 가장 큰 어려움은 집을 짓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사비는 이미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금융 문턱도 높아졌다. 금리 부담, 분양시장 불확실성, 인허가 지연, 자재 수급 문제와 공사비 갈등까지 겹치면서 신규 사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비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서민과 청년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공급 여건이 크게 나빠졌다. 이는 최근 전월세 가격의 급등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최근 국토부가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 공실 상가·오피스의 주거 전환, 주택기금 사업자대출 확대 등의 대책을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다.

단 지금은 국토부의 의지만으로 공급이 완성되지 않는다. 세제 관련 부처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소형 임대주택에 대해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원칙을 더 분명하고 안정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투기 수요와 민간의 임대 공급시장을 같은 잣대로 다루면 필요한 공급까지 위축된다.

금융 당국도 기존 주택 거래시장과 신규 분양시장을 구분해 봐야 한다. 투기적 수요 관리는 필요하다.
하지만 신규 공급을 뒷받침하는 분양시장까지 같은 관점으로 규제하면 공급 자체가 지연된다. 주거안정 실현은 가격 상승 억제, 수요 억제만으로는 어렵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유형의 집이, 제때 지어지도록 세제와 금융의 신호가 함께 맞아야 한다.

조일진 도시이야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