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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 금리인상 예고, 물가안정은 언제나 최고 목표

신현송 체제 첫 금통위서 금리 동결
선제 유동성 관리로 고물가 대처를

[사설] 한은 금리인상 예고, 물가안정은 언제나 최고 목표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7%로 0.5%포인트(p) 상향 조정한 가운데 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중동 정세와 그에 따른 물가·성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신현송 총재 체제 이후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그러나 금통위원장인 신 총재는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강경한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매파로 분류되는 신 총재는 "물가나 성장률, 환율, 주택시장 상황 등 모든 면에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6%로 0.6%p 올리고,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2.2%에서 2.7%로 0.5%p 상향 조정했다.

한은의 주된 정책적 역할은 물가관리다. 인플레이션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다가는 경제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중동전쟁이 진행 중인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은 고물가와 불경기가 겹친 모습이다. 우리 경제가 올해 1·4분기에 주요국 가운데 성장률 1위를 기록했지만 반도체 한 분야의 호황 덕분이다. 다른 분야는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를 빼면 여전히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 긴축정책을 펴기는 부담스럽다. 정부 경제팀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물가안정을 더 큰 거시경제의 목표로 삼는 것은 경제체력을 강화하고, 지속적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 과정에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다 회수되지 않은 상황이며, 주식시장에도 돈이 몰려 유동성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도 정부의 여러 정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과열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신 총재의 말처럼 경기보다 물가와 유동성을 더 큰 요소로 삼아 금리의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부연하자면 주식과 부동산 시장은 현재 과열을 넘어 거품(버블)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긴축으로 방향을 틀지 않으면 자칫 위험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는 경제에서 최고조에 이른 과열 상태인 거품이 어느 순간 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목도한 바 있다.

반도체 경기가 일종의 착시를 일으켜 경제를 실제보다 좋아 보이게 하고, 그 결과 주가지수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올랐다. 물론 수출 호조에 따른 반도체 호경기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 사이클이 내리막길로 접어들 수도 있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그때는 늦다.

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상충된 목표를 동시에 잡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우선순위는 물가에 둬야 한다. 중동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지금 종전되더라도 고유가의 후유증은 내년까지도 우리 경제를 짓누를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돈을 푸는 재정확장 정책을 펼 것이다.

신 총재 체제의 한은은 정부의 재정정책에 어긋나는 통화정책을 편다기보다는 국가경제 전체를 조망하면서 조화로운 정책조합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인플레 억제는 언제나 최고의 목표다.